선교사 긴축재정 불가피 … 돈보다 하나님 의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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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긴축재정 불가피 … 돈보다 하나님 의지해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07.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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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경제위기, 아프리카 선교사의 생활고 그 대안은?

▲ 유럽발 경제위기가 심상치않다. 선교지 물가 인상으로 선교사들도 물질적 고통을 겪고있다.
작년 그리스의 경제위기에 이어 올해 불거진 스페인의 경제위기까지 유럽은 지금 ‘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수 경제는 죽어가고 있고, 실업률은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국제통화기금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끊을 수도 있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다시 한 번 그리스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혹자들은 그리스의 경제위기가 왜 유럽 전체에 영향을 주냐고 반문하지만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유수의 은행들이 그리스의 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의 위기가 유럽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유럽의 위기에서 끝난다면 그나마 다행. 그리스에서 시작된 경제위기는 미국을 타고 전 세계로 이어질 수 있어 심각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이 사역을 하는데 지장은 없을까? 선교사와 선교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현지 선교사 이야기
유럽에 근접해있는 아프리카 그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파송된 김종우 선교사는 “남아공 경제가 유럽중심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며 “유가상승, 물가상승으로 많은 선교사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지만 서양의 이주민들이 모여 구성된 나라로 실질적으로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백인들인 경우가 많다. 또 수입은 거의 중국에서, 수출은 유럽으로 하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제가 어렵다 보니 유럽으로의 수출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고, 내수 경제가 죽어가 전기세는 1년 만에 30%가량 상승하는 등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선교사는 “눈에 띄는 경제 상황의 예로 백인들이 가지고 있던 호화 주택들이 경매에 나오는 것을 봤을 때 경제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넓은 땅에서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필수고, 차량은 바로 국제유가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치솟는 유가, 물가로 선교사들의 생활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이 환율은 떨어져 우리 선교사들에게는 유리하지만 치솟는 물가는 떨어진 환율로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선교부 ‘약정헌금’ 변동없어
유럽의 경제위기가 선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교단 선교부에 문의했다. 각 교단마다 선교사를 지원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대답은 각기 달랐다. 한 교단 선교부는 “우리는 국내에서 약정한 선교후원금을 모아 선교지에 보낼 뿐이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선교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교단 선교부는 문제의식조차 없었던 것. 이에 대해 한 선교 전문가는 “선교를 지원하는 교단 선교부에서 선교사들의 어려움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선교 지원금을 보내는데서 지원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내는 선교사’의 입장으로 파송된 선교사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실질적 지원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 바나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의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미국의 헌금이 줄었다고 밝혀진 바 있다. 경제상황 악화는 교회의 헌금 감소로 이어져 자칫 사역의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다행이도 아직 선교헌금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 교단은 선교헌금이 대부분 약정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약정한 금액에 대해서는 성도들이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유럽 경제위기, 전화위복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떤 돌파구를 찾느냐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끝이 없는 난제다. 여러 가지 길 중 하나의 길을 선택했을 때 오는 약간의 장점과 단점들은 늘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유럽 경제위기에 따른 선교의 어려움을 질문했을 때 몇몇 선교사들은 오히려 한국 선교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나섰다.

선교한국 파트너스 한철호 선교사는 “선교라는 것이 돈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선교를 돈이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 선교사는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며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고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경제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OMF 손창남 선교사는 “경제적인 부분만 생각했을 때 유럽 사람들은 물론 선교사들도 어려운 것이 맞다. 하지만 위기는 하나님을 만나는 길”이라며 “위기를 통해 세상 일이 나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임을 알게 되면서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 선교사는 “유럽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안과 시스템을 정비하고 세워가고 있는데 위기는 그렇게 극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하나님의 역사로 세워진 유럽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지금의 부를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첫사랑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손 선교사는 미국의 9.11테러를 예로 들며 “안전한 나라로 인식돼 왔던 미국에서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 많은 교회들이 기도회를 열고 기도했다”며 “인간의 생각으로 이어가는 일들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는 역사가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려움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는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때”나타난다며 “하나님은 사랑하시기 때문에 위기를 통해 그들을 회복시키시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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