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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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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 (백석신학교 학장)

본받는 것과 본보기가 되는 것은 다르다. 본받는다는 것은 남의 행동을 수정 없이 그대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본보기가 된다는 것은 남의 행동을 본받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나의 행동으로 본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얼마 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학교폭력과 성폭행까지 자행하였다. 어째서 이런 일을 했느냐고 묻자 “형들이 다 이렇게 해요” 라고 했다. 그 형은 우리 모두일수도 있다. 아버지가 나쁜 짓을 하니까 본받고, 스승이 그릇되게 하니까 학생이 본받고, 어른이 그릇되게 행동하니까 후대가 본받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사모’라는 말이 많이 퍼져있고, 또 모임도 많다. 노사모, 이사모, 문사모 등 그 사람들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뜻으로 모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행위를 그대로 본받는다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본이 없는 정치, 본이 없는 경제 사업가, 본이 없는 교육계, 본이 없는 사회, 본이 없는 가정, 본이 없는 교계, 본이 없는 교회. 오늘날 사는 우리는 누구를 본받아야 할 것인가에 한탄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12:22)고 하였다. 물론 좋은 일은 본받아야 하겠으나, 오늘날 그릇된 관행과 잘못된 이 시대 사람들의 행위를 본받지 말라는 것이다.

한번은 택시를 타고 가는데 빨간 신호등인데 그냥 지나가는 것이었다.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충돌직전에 피해갔다. 대형사고가 날뻔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기사아저씨 빨간 불인데 가시면 안 되지요?” 했더니 그가 하는 말이 “다들 교통법규를 어기는데 나 혼자 교통법규를 지킨다고 서울의 교통질서가 잡히나요?”라고 했다. 나는 그에게 조용히 말했다. “아저씨 다들 그래도 아저씨가 안하면 또 다른 사람이 안하고 또 다른 사람이 안하면 결국 교통질서는 지켜질 것입니다.

기준이 없으면 줄을 서지 못하고, 기둥이 없으면 건물이 서지 못한다. 또한 본이 없으면 옷을 만들지 못하고, 설계도가 없으면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본이 되는 차기대통령, 본이 되는 교계지도자, 본이 되는 목회자, 본이 되는 백성, 본이 되는 성도가 필요한 시대이다. 그래서 성경은 “양무리의 본이 되라”(벧전 5:3), 바울은 “나를 본 받으라”(빌3:17), “그리스도께서는 범사에 본을 보여 그 자취를 따라 오게 하셨느니라”(벧전 2:21)고 하였다. 이 세대를 본받는 만 명의 사람보다 이 세대의 본이 되는 단 한 사람이 필요한 시대다. 본받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본이 되어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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