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문화 사역 선두주자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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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다문화 사역 선두주자 되자”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06.2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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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사회학연구소, 다문화 사회 안에서의 실천적 과제 제시

▲ 최근 '더불어 사는 다문화 함께하는 한국교회'를 출판한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지난 21일 세미나를 개최하고, 다문화 사회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와 교회의 실천적 과제를 제시했다.
지난 2007년 한국사회는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1백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경에는 인구의 20%에 육박하는 7~8백만 명의 이주민이 한국에 살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결국 한국사회는 단일민족에서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는 사회의 아픔과 고통 속에 있는 이주민들을 돌아보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현재 다문화 사회 속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조성돈 교수, 실천신대)도 다문화 사회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와 교회의 실천적 과제를 제시하는 ‘더불어 사는 다문화 함께하는 한국교회’(예영)라는 제목의 연구신서를 출판하고, 해외 여러 나라의 대응 사례들과 한국 교회가 실제적으로 하고 있는 다문화 사역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은 다문화 사회와 다문화주의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사회인식의 문제를 사회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목회사회학적 접근에서도 다뤘다는 점에서 목회적 차원에서의 다문화 사역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회사회학연구소는 지난 21일 오후 1시 굿네이버스 지하 강당에서 출판기념 세미나를 개최하고, 다문화 사역에 대한 한국 교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다문화 사회에서의 목회’를 주제로 발표한 조성돈 교수는 “다문화 사회는 한국 교회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타향에서 나그네로 살게 된 이주민들이 교회 안에서 새로운 가치관과 정체성, 기독교적 세계관을 얻을 수 있도록 받아들이는 선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문화 사회인식과 다문화주의’를 주제로 캐나다, 호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다문화 사회에 대한 여러 나라의 대응 사례에 대해 발표한 심민수 목사(목회리더십연구소 소장)는 “서구의 대표적 국가들도 다문화 사회로 변화되고 있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문제가 야기됐고, 갈등 해소를 위한 많은 사회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목사는 “외국인 인구가 5%를 넘으면서도 차별과 배타적 정책과 동화정책으로 일관해왔던 프랑스, 독일, 일본의 경우에는 정책기반과 제도의 미흡으로 말미암아 사회적 혼란과 갈등의 문제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세계적으로 다문화 사회에 대한 대응 방편으로 부상하고 있는 ‘다문화주의’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심 목사에 따르면 ‘다문화주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로써 논리적, 현실적, 이념적 한계성을 갖고 있다.

그는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정치 이념에서 비롯된 다문화주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보편적 가치와 소수 종족의 특수한 가치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다문화 현상의 원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 모든 지역,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등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사회는 다문화주의가 과연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논의와 우리 상황에서 어떤 절차를 통해 어떤 유형의 다문화 이데올로기로 적용해야 할지의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사회 통합을 위한 한국 교회의 역할을 제시한 심 목사는 “지역 교회 연합체가 공기관과 적극적인 접촉을 통해 사회적 인식 변화와 사회적 통합을 위한 노력을 공조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주민들의 의료 및 교육 등 복지 혜택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대정부적 차원에서 나름의 강력한 여론 기능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 다문화 현황 및 다문화 사회의 문화갈등, 다양한 다문화 사회 모형에 대해 설명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문화 사회에 걸맞은 시민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한국사회는 반만년 역사 동안 단일민족을 지켜왔다고 자랑하듯이 학교에서 가르쳐왔다”며 “이제는 정책적이고 법적인 문제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각 개인이 외국인 또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와 함께 어떻게 갈등 없이 조화롭게 공존할 것인지 바람직한 시민의 자질과 교육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민족주의, 인종주의 사고에 의한 배타 의식과 위계 의식에 젖어있는 한국인들의 의식 및 가치 체계가 인종, 민족,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다른 인종이나 민족, 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공존할 수 있는 관용과 평등의 가치 등을 함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한국 교회도 이주민들을 섣불리 기독교로 개종시키려고 하기보다는 타문화와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들과 함께 공동체 사회를 이루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무시당하거나 차별을 받지 않도록 배려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사는 다문화 함께하는 한국교회’ 연구와 출판을 후원한 굿미션네트워크 회장 한기양 목사는 “실천적인 다문화 사역에 대한 연구를 훌륭하게 감당해 준 목회사회학연구소에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목회사회학적 연구들을 통해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한국 교회의 회복과 대화와 소통이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책 안에는 △다문화 사회에서의 목회 △다문화 사회의 이해 △다문화 사회 인식과 다문화주의 △다문화 사회 속에서의 교회 역할 △다문화에 대한 성경적 이해 △다문화 사역 이야기 △교회와 다문화 사역의 실제 등의 내용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또한 ‘다문화 극복의 길’, ‘값싼 노동력’, ‘고통 받는 이웃을 향한 덕행’, ‘편견을 넘어선 사랑’,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등의 다문화 설교 자료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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