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뿐만 아니라 육체의 질병도 씻겨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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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뿐만 아니라 육체의 질병도 씻겨지길”
  • 정민주 기자
  • 승인 2012.04.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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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세브란스병원 ‘2012년도 세족예식’

“생각지 못했던 질병으로 인생의 길에서 멈춰 서서 고통받고 있는 동선 씨의 아픔을 주님께선 다 알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만져주시면 정금과 같이 단련되어서 더 은혜로운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동선 씨를 치유하여 주십시오.”

지난 5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고난주간을 맞아 열린 세족예식에서 안신기 의료선교센터소장은 담도암을 앓고 있는 김동선 씨(53)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환우들과 가족, 의료진 등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예식에서 유기성 원목실장은 ‘그리스도의 겸손과 섬김’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유 원목실장은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낮추시고 사람의 모양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십자가에 달리기까지 겸손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며,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섬김의 본을 보이셨다”며 “세브란스 의료진들도 환우들에게 기독교의 근본정신인 겸손과 섬김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세족식에서 박용원 세브란스병원장, 김동수 어린이병원장, 박영환 제2진료부원장, 박영우 간호부원장, 이수지 노조위원장 등이 세족위원으로 나서 환우들의 발을 씻겼다.

의료진들은 환우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과 병명, 상태 등을 확인하며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고, 무릎을 꿇고 환우들의 발을 씻기며 기도했다. 곳곳에서 감격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축도를 맡은 한인철 교목실장은 “의료진들이 십자가의 사랑에 감격하여 환우들의 발을 씻겼다”며 “발뿐만 아니라 환우들의 질병도 깨끗이 씻겨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신기 의료선교센터소장도 “세족식으로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을 묵상하게 되었다”며 “우리가 예수님처럼 환자를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며 사랑하자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환자 맹일진 씨는 “세족위원들이 정성껏 만져주면서 대화해주는 것에 은혜를 받았고, 마음의 상처가 많이 치유된 것 같다”며 “주의 사랑을 서로가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 세족예식은 18년 전 재활병원에서 병원목사들이 환우들의 발을 씻기는 것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2006년부터 세브란스병원 원목실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의료진들이 직접 환우들의 발을 씻기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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