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상황과 대화하며 창조적 방법론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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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상황과 대화하며 창조적 방법론 개발해야”
  • 정민주 기자
  • 승인 2012.04.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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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교육목회의 방향성

한국에서 ‘교육목회’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시점은 1960년 제임스 스마트의 ‘교육의 교육적 사명’이 우리말로 번역된 이후로 추정된다. 1970년대 초반부터는 비록 교육목회에 대한 개념이 학문적으로 분명하게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목회전문잡지 ‘복된 말씀’에 소개되면서 점차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교육목회는 ‘교육교역’, ‘교회의 교육교역’, ‘교육적 목회’ 등으로 불리며, 기독교교육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신학적·교육학적 전제하에서 계속 논의, 발전되어 왔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 상황에서 교육목회는 어떤 특징을 내포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교육목회의 구조와 주제, 방법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최근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장신근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사진)는 교육목회에 대한 시대별 논의와 함께 교육목회의 미래 과제를 모색했다.

# 1970~1980년대, 교회중심교육
1970~1980년대에는 교회중심의 교육목회와 사회 변혁적 교육목회가 함께 나타났다. 먼저 전통적인 교회중심의 교육목회 개념을 제시하면서 선교적 목회와 교육적 목회의 조화를 이루는 교육목회가 강조됐다. 특히 선교의 차원과 더불어 그동안 간과되었던 교육의 차원을 성서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목회의 중요한 본질 가운데 하나로 회복시켜 나가는 것이 강조됐다. 또한 교육목회의 필요성을 교회의 본질적 차원, 교회의 목회적 기능, 그리고 선교적 입장에서 논의됐고, ‘전문성’과 ‘체계성’을 지닌 교육목회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한편, 진보적 경향의 교육목회 연구는 보수적인 교회 중심적 경향과 비교하면 수적으로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루엘 하우의 인격적 만남의 신학, 하나님의 선교신학, 그리고 레티 러셀의 선교교육론 등에 기초하여 교회가 수행해야 할 세계개발, 인간회복, 사회정의, 인간권리 회복 등을 위한 노력을 강조함으로써 교회중심의 전통적인 교육목회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제시됐다.

또한 전통적인 교회중심의 접근과 달리 사회과학의 소그룹이론을 교육목회에 도입하기도 했다. 사회과학의 소그룹이론을 교육목회에 적용함으로써 교육목회를 일차적으로 인간 이해와 그룹형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일반교육과 기독교교육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소그룹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1990년대, 이론적 기초 확립
1990년대에는 1980년대에 한국 교회에 처음으로 소개된 신앙공동체 이론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이와 더불어 정일웅의 ‘교육목회학’, 은준관의 ‘신학적 교회론’, 마리아 헤리스의 ‘교육목회 커리큘럼’ 등과 같은 교육목회의 중요한 책들이 저술되거나 번역되어 교육목회의 이론적 기초 확립에 많은 공헌을 했다.

신앙공동체 이론은 또 한국 교회에 학교식 모델의 교육목회가 지닌 문제점을 일깨워주고 신앙공동체가 지닌 신앙문화화의 기능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했다.목회의 본질과 교육을 상호불가분의 관계로 이해하면서 전통적인 교육목회의 개념을 더욱 심화, 확대시켰다.

또한 신앙공동체형의 교육목회를 주장하면서, 한국 교회의 상황을 고려하는 가운데 예전을 통한 신앙 문화화 또는 암시적 교육과정을 중시하는 신앙공동체 이론은 평생교육 체제와 전문화 등의 개념들을 통하여 보완됐다.

또한 신앙공동체 이론과 체계이론을 결합한 교육목회 설계모델을 제안하여 그동안 교육목회의 본질과 개념 논의에 치중해 왔던 교육목회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신앙공동체 이론을 교육목회에 좀 더 체계화시켜서 적용하는 방안으로 체계접근식 모형이 제시됐다.

# 2000년대, 공적기능 강화
2000년대 한국 교회는 사회로부터 비판적인 평가와 반기독교적인 도전을 받으며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많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하여 2000년대의 교육목회는 전통적인 접근 또는 대안적인 접근을 통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1990년대부터 시작된 영성, 문화, 국외선교 등에 대한 강한 관심이 2000년대의 교육목회에서도 계속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육목회의 정의는 좁은 의미, 넓은 의미 등으로 상세하게 정의되어, 협소했던 교육목회의 개념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그리하여 교육적인 또는 교육학적인 접근을 하는 사역, 즉 교육학적 형식성과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가진 사역이라는 좁은 의미의 교육목회와 목회사역 전체를 하나의 교육적 활동으로 인식하는 것으로서의 광의의 교육목회로 구분됐다.

또한 오늘의 교육목회가 처한 상황을 세계화, 정보화, 유전공학의 발달, 구조적인 다원주의, 극도의 집단 이기주의 등으로 정의하여 거시적인 차원에서 교육목회의 상황을 기술하면서 교회의 공적인 성격을 강조했다.

# 교육목회의 미래 과제
그렇다면 교육목회의 미래 과제는 무엇인가? 장 교수는 “한국 교회는 포스트모던적 또는 다원주의적 세계관의 계속적인 강화, 정치, 경제, 문화 영역 세계화의 지속적인 전개, 디지털 정보화의 가속화, 다문화화의 지속적인 강화, 생태위기 또는 기후 붕괴의 가속화 등 다양한 시대적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교회 교육목회의 미래 과제는 교육목회 논의에 대한 시대별 분석을 통해 나타난 한계점 또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적 방향의 제시라고 할 수 있다”며 교육목회의 미래 과제를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미래 과제는 △ 정체성과 관계성 사이의 창조적 긴장, △전통적인 목회 기능에 대한 실천적 이해와 재해석, △ 전문적인 회중 연구를 위한 노력, △ 교육목회 주체에 대한 다중적, 동반자적 이해, △ 발달과 상황에 적절한 교육과정 및 방법론 개발 등이다.

장 교수는 “미래의 교육목회는 기독교적 정체성과 사회와 세계를 향한 관계성을 분리하지 않고 상호적으로 이해하며 양자를 동시에 형성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래의 교육목회는 지역교회의 회중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연구를 수행해야 하며, 교육목회의 주체를 보다 다중적이고 동반자적 차원에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미래의 교육목회는 개인적 차원의 발달, 지역교회의 상황, 시대적 상황 등과 비판적으로 대화하는 가운데서 창조적인 교육과정과 방법론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한국 교회에 실제적으로 요구되는 과제로 성서적이고 균형 잡힌 교육목회의 회복을 꼽았다. 그는 “한국 교회의 개혁을 위하여 다른 어떤 방법보다 지역교회 차원에서 아래로부터의 올바른 교육목회 실천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양육하고 사회를 섬기고 개혁해 나가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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