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국회의원, 절반 이상 공천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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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국회의원, 절반 이상 공천 탈락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3.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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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교체돼...양당 교체율 보다 15% 높아

기독교 국회의원들의 교체율이 각 당 현역 교체율 보다 15%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19대 총선을 위한 각 당의 공천이 마무리된 가운데 불출마, 경선 및 공천 탈락자를 포함한 현역 의원 교체율이 새누리당은 173명 중 65명으로 나타나 37.6%,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89명 가운데 31명으로 조사돼 34.8%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각당 기독 국회의원 공천 탈락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새누리당 57%를 기록해 20%, 민주통합당 47%를 기록해 10%를 각각 앞섰다. 군소정당을 포함한 전체 기독 국회의원 현역 교체율은 55%에 달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총수는 299명. 이 가운데 지난 18대 총선을 통해 입성한 기독 국회의원은 124명으로 전체 의원의 41%를 차지했다. 당시 한나라당 82명, 민주당 36명, 자유선진당 2명, 친박연대 3명,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이 각각 한명씩이었다. 이는 천주교 67명(22%), 불교 51명(17%)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다. 기독 국회의원은 16대 107명, 17대 113명 등 그 숫자와 비율이 매번 증가했다.

새누리당 기독 국회의원 82명 가운데 지역구 공천을 받은 의원은 구상찬, 권영진, 김기현, 김동성, 김선동, 김영선, 김정권, 김태원, 남경필, 박상은, 박순자, 서상기, 손범규, 이군현, 이범래, 이병석, 이성헌, 이정현, 이철우, 정두언, 정몽준, 정양석, 정의화, 조해진, 주광덕, 진영, 홍준표, 황영철, 황우여, 김광림, 최경환, 배은희, 김태환, 나성린, 조원진 등 35명이다.

민주당 기독 국회의원 36명 가운데 공천을 통과한 의원은 김동철, 김진표, 김효석, 박병석, 박영선, 변재일, 안민석, 우제창, 원혜영, 이낙연, 이춘석, 전병헌, 정세균, 조경태, 주승용, 천정배, 최규성, 홍재형, 김영록, 송훈석 등 20명이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도 당내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

‘빈민의 대모’로 불리며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던 강명순 목사는 19대에서도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원했지만 심사과정에서 탈락했다. 국가조찬기도회 사단법인화에 앞장섰던 5선 김영진 의원은 당내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기독 국회의원들이 의원직 상실, 불출마 선언, 당내 경선, 공천 등으로 탈락했다. 이 가운데서도 새누리당 강용석, 민주통합당 조배숙 의원 등 일부 기독 의원들은 당내 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각 당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기독교 등 종교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체 교체율보다 높은 비율로 탈락한 것은 ‘기독교 정치의 몰락’이라는 지적이다. 공천을 통과한 기독 국회의원들도 총선을 남겨두고 있어 실제 교체율은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정교분리헌법준수네트워크는 19대 총선 심판 대상자로 새누리당 황우여, 정장식, 이혜훈, 허천 의원과 민주통합당 김영진 김진표 의원을 선정하고 “이들은 공직자의 종교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며 “공천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황우여, 김진표 의원만 당내 공천을 받았다.

기독 국회의원의 당내 공천 탈락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정교분리헌법준수네트워크 배병태 사무국장은 “지난 4년 간 주어진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의제에 대해 기독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또 “현 정부 들어 강화된 종교 갈등도 한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당들이 종교적인 잣대로 심판하지는 않았지만 기독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민생이나 인권 등의 이슈를 외면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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