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학 비법은? "금주 서약, 공동체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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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학 비법은? "금주 서약, 공동체 생활"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3.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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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테일러대학교 유진 하베커 총장 내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교육 원칙에는 용서도 예외도 없다.”

166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테일러대학교 유진 하베커 총장은 19일 오전 성서공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까지 기독교 정신을 지켜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 위치한 테일러대학교는 1846년 설립된 복음주의 정신으로 40여 개의 교파가 어우러진 초교파 기독교 대학이다. 또 순수 인문, 자연 및 사회과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60여 개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 미국 테일러대학교 유진 하베커 총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기독교 대학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대학교 평가기관 미 중서부 지역 내 학부중심대학 부문에서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5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전부 기독교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90% 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유진 하베커 총장은 “학교에 입학할 때 학생들은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삶을 약속해야 한다”며 “술, 담배는 물론 세상적인 춤이나 노래를 하지 않겠다는 공동체 생활 서약을 해야 입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내에서는 누구도 출석체크를 하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채플에 참여한다”며 “100% 기독교인만 입학할 수 있는 학교는 미국 내에서도 네 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테일러대학 학생들이 기독교적 학문에만 매여 있는 것은 아니다. 절대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도 세계가 어떠한 곳인지, 다른 종교는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등 다양하고 폭넓은 사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유진 하베커 총장은 “우리는 기독교 신앙과 함께 학문적인 탁월성을 추구한다”며 “다른 대학과 경쟁에 맞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기독교 대학들이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근대 초기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 대학으로 설립된 연세대학교는 교단 파송 이사의 비중을 대폭 줄이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유진 하베커 총장은 “미국의 수백 개에 달하는 대학이 기독교 정신을 기초로 설립됐지만 그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들이 세상적인 학문의 풍조를 쫓고 대학 순위에만 연연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학문적 우월성과 기독교 가치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테일러대학교는 아일랜드 더블린, 에콰도르 등 세계 각지에 테일러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 유진 하베커 총장은 “내년에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공식 지정할 계획”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에도 테일러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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