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작은 도서관' 방치되는 이유는?
상태바
교회 '작은 도서관' 방치되는 이유는?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2.28 1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교회 ‘작은 도서관’, 공공성 확보가 필수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회가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지역 선교의 차원에서 주민들과 접촉점을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교회 도서관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가 운영하는 도서관의 특징이나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전해지지 않아 방치되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문화영성위원회는 지난 21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도서관으로 지역을 섬기는 교회’를 주제로 제2회 문화목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지역 공동체를 위한 교회 작은 도서관 운영과 관련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는 지역 주민과의 접촉점을 마련하기 위한 도서관을 기획했다면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근대사회에서 도서관은 독서 공중을 형성하고 이들을 통해 사회 여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매개 공간을 제공했다”고 밝히고 “도서관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이 의식 있는 공중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지는 기능도 수행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 도서관의 지역성과 공간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사회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토론, 협동을 위한 시민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도서관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지역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 자연환경, 경제, 문화와 예술 및 사회에 관한 자료와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작은 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실제로 교회가 운영하는 도서관은 방치되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정 교수는 “대부분 교회들이 정작 도서관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운영 지원금이나 도서관을 통해 주민들과 접촉점을 마련해 이들을 교회로 유입하는 데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교회 성장을 위해서라면 도서관 운영은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이라며 “도서관을 통해 전도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교수는 “복음전도의 수단이기 이전에 교회가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역 공동체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도서관이 필요한 것”이라며 “신앙서적이나 문고를 비치한 서가가 아니라 지역공동체 운동의 관점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즉 책을 통해 마을만들기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교회 작은 도서관은 아이들을 위한 독서지도, 노인들이 참여 할 수 있는 문학 공간, 영화 상영이나 작은 음악회, 인문학 강좌, 문화체험 교실 등 다양한 방식의 운영을 통해 지역 공동체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작은 도서관이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원돈 목사(약대주민센터 도서관장)는 “도서관은 사랑방 기능, 평생학습 기능, 정보의 소통 기능 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며 “시민 사회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공동의 건강한 문화적 가치를 창조하는 지역의 문화 생태 숲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