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ㆍ정의ㆍ평화 등 아시아 신학적 과제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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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ㆍ정의ㆍ평화 등 아시아 신학적 과제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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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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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해외 에큐메니칼 결산 / 김경인 목사 (예장 통합총회 기획국장)

▲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CC중앙위원회에서는 교회 일치와 정의 평화를 한국에서 열리는 10차 총회 주제로 채택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재해와 구호 활동 적극적으로 펼쳐
한국교회, 세계 에큐메니칼운동의 새로운 토양이 되어야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 교회와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돌아보며 한국 교회와 해외 에큐메니칼운동과의 관계를 평가하고, 앞으로 나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세계교회협의회는 2013년의 ‘제10차 총회’를 한국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이후 한국의 에큐메니칼 교회들에게 한층 중요한 해외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물론 한국교회는 세계교회협의회의 다양한 에큐메니칼 주제들을 함께 논의하고 세계교회와 함께 하는 에큐메니칼 주제와 운동들이 지역 교회와 한국의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삶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제는 더욱 본격적으로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 안에서 한국 신학의 방향과 성도들의 삶이 소개되고 나누어지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는 세계교회협의회의 정책을 세우고 사업을 평가하는 최고의 입법기관으로 매 6~7년 마다 모이고 회원 교회의 대표자들로 구성되는데 구성할 때는 목회자와 평신도, 여성과 남성, 청년의 동등한 참여를 요구하게 된다. 2006년, 브라질의 포르토 알레그레에서 열린 제9차 총회는 ‘하나님, 당신의 은혜 가운데 세상을 변화시키소서!’라는 주제로 열렸고, 그 주제는 이후 세계교회들의 에큐메니칼운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2013년에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릴 제10차 총회의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서는 한국 교회가 중심이 되어 아시아 교회들의 당면 과제들을 논의하며, 아시아의 컨텍스트에서 ‘생명, 정의, 평화’라는 핵심적인 신학적 단어들을 도출해 냈고,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부산 총회의 주제를 정하게 됐다.

세계교회협의회의 주제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한국 교회가 가지는 생명, 평화 정의를 향한 희망이 제10차 총회를 준비하는 세계교회협의회의 향후 2년 간의 중심 과제가 될 것이다. 특별히 이번 한해 세계교회협의회의 관심은 한국 교회에 많이 쏟아졌다. 울라프 드베이트 총무는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 세계교회협의회의 앞으로의 과제와 비전을 함께 나누었다.

2011년 5월에는 세계교회협의회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추진해 왔던 ‘폭력 극복 10년(Decade to Overcome Violence)운동’을 정리하고 평가하며 새로운 평화를 추구하는 국제에큐메니칼평화회의(International Ecumenical Peace Convocation, 자마이카)가 열렸다. IEPC회의를 통해 세계 교회가 폭력을 극복할 뿐 만 아니라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를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채택했다. 이 정의로운 평화는 모든 종류의 폭력이 사라지고 ‘적극적인 평화’가 성취되는 것을 의미한다.

폭력은 직접적(살인과 상해 등 물리적인 폭력), 구조적(사회제도나 조건에 의한 보이지 않는 폭력, 당장은 아니지만 점진적으로 인간의 신체, 정신, 삶 전체를 파괴), 문화적 폭력(특정사상과 상징의 강요, 물질적 성공의 강조라든가, 성공은 개인의 책임이라든가, Korean Dream을 강조하는 것 등)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반면에 평화란 소극적(전쟁과 물리적 폭력의 부재)이 아닌 적극적 평화(구조적, 문화적 폭력을 근절하고 전 국가적, 사회적 성취의 공유, 소외와 불평등한 관계가 없는 공정한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것, 다름이 차별이 되지 않는 공동체와 사회문화)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정의란 바로 위에서 설명한 적극적 평화와 통하는 말이다. 억압자나 승자가 강요하는 위선적인 평화에 대한 경계를 정의가 이루어지는 조건으로 한다.

이렇게 국제 에큐메니칼 평화회의는 폭력 극복 10년 운동으로부터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의 부산 총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가 되는 것이다.

한편, 아시아 기독교교회협의회는 2011년 아시아 주일 예배의 주제로 ‘오, 하나님! 우리를 치유자로 만드소서(Make Us Healer, O God!)’를 기도의 제목으로 삼고 아시아의 모든 교회가 각자의 나라에서 예배를 드렸다. 2010년 제13차 아시아기독교회협의회 총회 주제였던 ‘Called to Prophesy, Reconcile and Heal(선지자로 부르심, 화해와 치유)’에 맞추어, 온 그리스도인들의 치유자로서의 사명을 함께 고백하며 확언하는 예배를 함께 드린 것이다.

이 주제에서 보듯이 아시아의 교회들은 너무도 간절하게 화해와 치유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지난한 해 아시아의 곳곳을 휩쓸었던 지진과 화산 폭발, 홍수, 쓰나미, 원전 피해 등의 재해, 재난에 대처하고자 아시아 교회들과 각 국의 교회협의회, 공동체들이 함께 재난 구호 기금을 모으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특별히 아시아교회협의회 동북아 평화포럼은 일본 쓰나미 복구를 위한 공동대처, 평화학교의 활성화, 어린이 평화캠프 등을 함께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세계개혁교회컴뮤니온(WCRC)은 2010년 세계개혁교회연맹과 개혁에큐메니칼협의회가 연합함으로 태어났다. 두 협의회의 연합이후 WCRC는 다섯 가지 매우 중요한 신학적 개념들을(선교/Mission, 친교/Communion, 정의/Justice, 신학/Theology, 에큐메니칼 참여/Ecumenical Engagement) 공동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이상의 다섯 가지 주요 개념들에 맞추어 2017년 다음 총회 때까지 WCRC의 선교와 신학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WCRC는 지역 협의회를 강화시켜 나가기로 결의한바 있다. 한국 교회가 속해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협의회는 신학 컨설테이션과 지역협의회 총회를 위하여 격년으로 모임을 가져 왔는데 2011년에 예정되었던 모임은 조금 연기되어 2012년 1월중에 대만 교회의 초청으로 모이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세계 에큐메니칼운동의 세 가지 주요 기관들의 일 년 간의 행보를 매우 간단히 살펴본 것만으로도 한국의 개혁교회 전통에 속한 교회들이 세계 개혁교회와 세계 교회, 아시아 교회 안에서 책임을 가지고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에 충실하게 응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한국의 개혁교회는 세계 에큐메니칼 파트너들과 점점 더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한국 교회의 젊은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에큐메니칼 기관에서 지도력을 키워가고 있다. 2011년 한 해 동안에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한국교회는 세계 에큐메니칼운동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이런 국제적인 참여가 국내 교회연합운동의 기반과 각 각의 지역 교회들의 참여가 없이는 그저 한 번씩 지나가는 일회성의 참여로 그치거나 공허한 행사로 끝날 공산이 크다.

해외 에큐메니칼운동에의 참여는 한국교회의 선교와 신학의 발전을 가져오는 출발점이 되어야하며, 한국 교회의 선교와 신학이 세계 에큐메니칼운동을 자라나게 하는 새로운 토양으로 자리매김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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