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회적예절 선도 역할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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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사회적예절 선도 역할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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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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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어른에 대한 무례가 도를 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특정인들을 저질 표현으로 조롱하는 인신공격 막말이 난무하고 있어 걱정이다.

최근 지하철에서 벌어진 30대 여성과 70대 노인의 거친 욕설이 담긴 인터넷 동영상이 급속히 퍼져 충격을 준 바 있다.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여성이 어린이를 동반한 사람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옆으로 좀 비켜 달라는 노인의 말에 욕설로 대들며 소란스럽게 만든 장면이다. 검은 선글라스 차림의 이 여성은 자신도 임산부라며 노인을 향해 싸가지가 없다고 소리쳤다.

젊은 층이 노인을 향해 막말을 퍼부은 사건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또 다른 지하철에서는 여학생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가 할머니 옷에 흙을 묻혀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다 끝내 난투극을 벌인 일도 있었다. 이 밖에도 지하철 안에서 20대 청년이 80대 노인에게, 20대 여성이 할머니에게 반말과 상스러운 욕지거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해대는 사건이 줄을 이었다. 우리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대가족제도가 사라지고 부모와 미혼자녀를 중심으로 한 핵가족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진 점이 큰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엔 핵가족이 더욱 보편화되 구성원이 하나 또는 둘뿐인 가구도 적지 않다고 한다. 어린시절 조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다보니 커서도 존경심이 싹트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다.

또, 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거친 습성이 몸에 밴 탓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할 마음은 조금도 없이 오로지 내 주장만 내세우다보니 적개심만 커졌다는 말이다. 가정에서 어른 공경을 배우지 못하니 학교에서도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고 조금만 귀에 거슬리는 충고에도 이를 참지 못하는 것이다.

요즘 소위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조차도 일부이긴 하지만 예외가 아니다.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인신공격 막말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앞날을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독설이나 막말을 퍼붓고, 사실을 왜곡하며 명예를 훼손한다.

이해와 아량까지는 아니라도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최소한의 관용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당사자나 많은 사람들에게 손쉽게 알릴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일수록 표현에는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말 한마디로 상대가 ‘공개적’으로 모욕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무책임하고 일방적이고 모욕적이고 적개심에 사로잡힌 언행들이 전염병처럼 계층과 영역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는데 있다. 초등학생들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사는 현실인데 어른들까지 이런 식이면 어른들의 그릇된 행실이 청소년들에게는 어려서부터 어른들의 권위가 짓밟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을 교회는 방관해선 안된다고 본다. 어른 공경문제를 비롯해 표현의 자유와 책임, 행실의 모범 등 사회적 예절에 대해 교회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선도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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