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교회, 담임목사 은퇴 앞두고 ‘장로들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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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교회, 담임목사 은퇴 앞두고 ‘장로들의 난’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11.15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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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교된 인사들 재산 횡령 이유로 당회장 고발

교회측, “재정문제 없다” 일축…TF구성 대응 나서

대형 교회 세습으로 한국 교회사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충현교회(원로 목사 김창인)가 아들 김성관 목사의 정년은퇴를 앞두고 후임 목사 청빙을 둘러싼 내분과 레임덕 현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665-1번지 일대에 위치한 충현교회는 순복음교회, 온누리교회 등과 달리 지교회가 없는 단일 대형 교회로는 부채도 없이 1조 이상(충현교회유지재단, 재단법인 충현동산, 충현복지재단 총자산 추정액)의 자산을 보유한 부자 교회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아들 김성관 목사가 부임한 이후 충현복지관을 제외한 모든 대외활동이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베일에 쌓여왔었다.

항간에는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이 신학공부를 마치고 또 다시 세습하게 될 것이라는 ‘3대 세습설’과, 현 소속 교단인 예장 합동을 탈퇴해 제3의 교단에서 담임 목사직을 유지할 계획이라는 ‘교단 탈퇴설’ 등이 돌면서 세습 이후 또 다른 갈등을 예측하는 소문이 무성하다.

하지만 충현교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월 당회에서 ‘후임목사청빙위원회’가 구성돼 위원회를 중심으로 후임 목사를 찾고 있으며, 이미 몇몇 후보가 물망에 오르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김성관 목사는 교단법에 따라 만 71세가 되는 2013년 4월 생일 이전일까지만 당회장직을 유지할 것이며, 그 전에라도 후임이 오면 은퇴하겠다는 뜻을 당회에서 공포한 바 있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 재산 횡령 vs 교회 재산

뿐만 아니라 지난 9일에는 충현교회에서 행정위원장을 역임한 김규석 장로 등 중직을 맡아왔던 일부 장로들이 당회장 김성관 목사를 교회재산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김규석 장로는 검찰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관 목사의 횡령과 횡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2008년 충현교회유지재단 소유의 강남구 도곡동 소재 주상복합아파트를 이사회 결의 없이 개인 명의로 이전하는 등 폐쇄적인 교회 행정으로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성관 목사는 은퇴 후에도 충현유지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독재적인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충현교회 내부는 이번 고발과 관련,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분위기다. 고발 사실이 알려지자 충현교회는 내부적으로 고발내용에 대한 법적 검토를 마치고 고발인 김규석 장로에 대해 음해, 유언비어 유포 등을 들어 출교, 제명조치를 내렸다.

교회 내 관계자는 “고발인 중 한 명은 지난 6월 장로의 자격에 어긋나는 행위로 인해 징계를 받은 인물”이라며 “보복성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고발 내용과 관련해 “충현교회 유지재단이 김창인 원로목사의 사택과 김성관 목사 사택 두 채를 소유할 경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아들 목사의 사택을 개인 명의로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발 소식을 들은 유지재단 측은 재무제표 시산표상에 고정자산으로 등재돼 소유권을 유지재단이 가지고 있는 만큼 정관상에도 하자가 없고 김성관 목사가 교회재산을 사유화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법무법인의 자문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김성관 목사의 은퇴 후 이사장직 유지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지만 현재로서는 당회가 TF를 구성하고 새로운 당회장 체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만 김성관 목사가 이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고 있다”며 “금융인 출신인 김성관 목사의 이사장직 수행에 대해 당회가 신뢰하고 그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 인것은 사실”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편, 충현교회 한 중직자는 “교회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며 “시기가 검찰 조사 이후로 늦어질 수도 있으나 우선은 성도들이 이번 일로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데 힘써야 하지 않겠냐”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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