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태하듯 ‘교회 안에 교회’를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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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태하듯 ‘교회 안에 교회’를 만들라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1.04.26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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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개척선교사 정은교 목사가 제시하는 교회 개척 모델

잉태모델- 중형 교회 이상에서 시도할 수 있는 형태
인큐베이팅모델- 체계적인 시스템에 의한 교회 지원

5만여 한국 교회 중 자립하지 못한 교회의 비중은 70~80%. 이런 암울한 현실에서 ‘교회 개척’에 뛰어들어야 할까. 교회 개척을 염두에 둔 목회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도원에 들어가 40일 작정 기도를 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선배 목회자들의 자문을 구해도 개척 교회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작은 교회, 이른바 개척 교회들은 어떤 형태로 출발해야 하고, 신자들이 대형 교회로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에서 교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유형의 개척 방안을 선택해야 할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무색한 것이 개척 교회의 현실. 실패하고 실패해도 좀처럼 성공의 빛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 실패한 뒤에는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 개척 교회의 현실. 실패의 쓴 잔을 마시고 싶지 않은 것이 목회자들의 한결같은 심정이다.

교회개척선교사 정은교 목사가 새로운 교회 개척과 지원 모델을 내놓았다. 정 목사는 최근 작은교회연합이 주최한 모임에 참석해 ‘잉태모델’과 ‘인큐베이팅모델’이라는 다소 생소한 대안을 제시했다.

# 모자(母子) 교회 ‘잉태모델’

먼저 ‘잉태모델’. 교회 안의 교회 모델을 말하는 것으로, 중형 교회 이상에서 시도할 수 있는 사례다. 정 목사는 “산모가 아기를 잉태해 10개월 동안 임신기를 갖는 것처럼, 모(母) 교회도 교회 전체적으로 자(字) 교회를 교회 안에 세우고 건강하게 세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중형 교회라고 하더라도 무턱대고 덤빌 수는 없는 것이 교회 개척. 교육기관처럼 하나의 교회를 독립시켜 평신도들 중에 ‘핵심 사역자팀’을 구성해 교회 개척을 준비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착할 지역에 대한 연구와 준비의 과정을 갖는 것은 필수다. 이것이 없을 경우 수색병 없이 무턱대고 작전지역에 본대를 투입하는 것과 같은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

정 목사는 “교회 안에서 개척해 나가기 전에 독립 예배를 드리고, 모 교회는 건강한 분리의 시간을 갖도록 준비할 것”을 제안하면서, “예배와 제자훈련, 기도와 전도, 셀사역과 지역 봉사 등이 가능한 정도의 양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사전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엄마 교회 안에 아들 교회가 있음으로 인해 둘 사이에 유기적인 상호작용이 형성돼야 하고, 연합과 적절한 분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형태의 교회 개척이 진행될 경우 엄마 교회는 세상 속에 진정한 의미의 사랑과 나눔을 보여주게 되고, 경쟁시대에 세상에 ‘희생과 섬김을 통한 성장’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지역사회에 보여줌으로써 개척 교회 성공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잉태모델에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교회 안에 교회를 형성해 건강하게 성장시킨 후 사역지역으로 파송하는 잉태모델은 담임목사와 교회 성도들이 상당한 상생철학과 의식을 요구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경쟁의식이 있는 교회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 교회를 살리는 허브 ‘인큐베이팅모델’

‘체계적인 시스템’을 선호하는 교회나 목회자들을 위한 ‘인큐베이팅모델’도 관심을 끄는 유형. 엄마 교회로부터의 분립 개척 또는 교단이나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초기의 교회들은 상당한 위험에 노출되는데 이 상황이 미숙아로 세상에 태어나는 것과 같다는 데서 이름 붙여진 모델이다. “이런 교회들을 위해 인큐베이팅과 같은 지원 시스템을 통해 교회가 세상에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정 목사는 설명한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작은교회살리기연합과 같은 단체가 지원을 위한 허브(Hub)가 돼 다각도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통해 교회를 후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교회가 스스로 운영될 수 있도록 30~50명 정도의 성도로 팀을 구성해 지원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런 지원시스템이 구성되면 ‘인테리어팀’, ‘컨설팅팀’, ‘홍보팀’, ‘전단, 홈페이지팀’, ‘영상, 음향 지원’, ‘교회 행사 지원’, ‘제자훈련, 양육훈련’, ‘중보기도팀’, ‘전도팀 양성 및 파견’, ‘재정후원팀’, ‘목회자 훈련 프로그램 제공’, ‘교회개척 선교사팀’, ‘인력지원팀’, ‘예배지원팀’ 등 교회 개척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본격 가동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지원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모든 교회가 개척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교회는 지원 교회의 재정 지원과 같은 단편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지원과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정 목사는 지적하고, “여러 각도에서 개척 교회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기구가 발족돼 다양한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그 네트워킹을 통해 개척 교회들이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조직과 네트워킹,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개척 교회들의 성장도 그리 힘든 것만은 아니다. 내게 맞는 교회 개척 시스템을 찾자. 찾아서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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