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단체, '안전불감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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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단체, '안전불감증' 여전
  • 승인 2002.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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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는 해마다 늘어가는 해외선교연수 및 단기선교·선교정탐훈련 등 다양한 이름의 선교사역에 안전대책을 호소한 사건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단 선교부나 선교단체들은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여러 해외 선교연수 프로그램을 재정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해외선교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일선 실무자들은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사고후유증을 최소화할 대책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 해외선교 프로그램은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해외선교에서 가장 기초가 ‘보험’인데 이것마저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다.
예장 합동총회 세계선교회 한성수 선교사는 “총회선교회를 통해 해외선교를 나가려는 교회나 성도들에게는 꼭 여행사를 통해 수속하라고 지시한다”면서 “이렇게해야 보험가입을 할 수 있어 문제를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해외로 나가는 성도 대부분이 현지 선교사들과 미리 약속해 개인적으로 수속, 보험가입같은 기초과정을 소홀히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단 선교부 외에 일반 선교단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 선교회는 자비량선교회이기 때문에 현지 선교사는 직업을 가져 직장보험이 있다”며 안전을 강조했다. 그러나 직장업무 외에 선교활동과 관련한 사고를 당했을 때는 보험혜택이 전무한 상황.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이 선교회의 후속조치는 사실상 아무 것도 없는 형편이다.
파송된 선교사는 공식선교사역 외에 여름철만 되면 단기연수로 찾아오는 선교팀 가이드 때문에 매우 분주하다. 한 관계자는 “어쩌면 부족한 선교비를 충당하는데 가이드활동이 큰 도움을 줄 때도 있다”며 선교사 실태를 털어놨다.
만약 선교사를 가이드로 한 선교방문단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특히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행정국장 서정호목사는 “지난해 교단 선교부 책임자들이 모여 보험에 대해 논의한 적은 있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그 필요성은 다들 공감한데 반해 아직 이렇다할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목사는 파송된 선교사나 선교여행을 떠나는 성도·교회를 하나로 묶어 ‘단체보험’이라도 들게하면 적은 비용에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지만, 성도들이 안전사고 불감증에 젖은 현 상태를 고치지 않는한 ‘위험을 무릅쓴 선교연수’를 감내해야 만한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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