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달라도 한국인으로 공부할 권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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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 달라도 한국인으로 공부할 권리 있어요.”
  • 현승미 기자
  • 승인 2010.11.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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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대안학교 ‘국경 없는 마을 학교’ 설립추진위 발족

“외모가 다르다고 놀림 말 하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이 나요.” “한국말 못 알아들어요. 너무 힘들어요.” “아빠 없어요. 엄마 돈 벌러 가서 너무 늦게 집에 와요. 무서워요.”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요. 아이들은 공부하게 해 줘야 하지 않나요?”

학교가 있어도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다. 한국 말을 잘 못해서, 혹은 우리 나라 아이들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일반학교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17세의 H양은 중국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와 재혼해 엄마를 따라 2010년 초 한국에 입국했다. 중국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했지만,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H양은 일반학교에 입학할 수 없었다. 몽골에서 입국한 12살 된 E양은 몽골에서 피아노 콩쿠르 은상을 받기도 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재능이 있어도 물질적 어려움 때문에 한국에서 전문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 받고 돈이 없어서 학교에 다닐 수 없고, 부모의 보살핌에서 방치된 다문화 가정자녀들이 편안하고 신나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 아이들에게 이런 학교를 만들어주기 위한 추진위원회(상임대표:문희석, 상임이사:박천응)가 발족됐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교육 대안으로 마련된 학교 이름은 ‘국경없는 마을 학교’. 안산에 위치한 국경 없는 마을 안에 세워진다.

박천응 목사는 “피부색이 약간 검고, 한국 말도 잘 안되지만 그 아이들은 분명 한국인”이라며, “이 아이들이 스스로를 사랑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자신감을 가지고살아 갈 수 있는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설립취지를 밝혔다.

박 목사에 따르면 현재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대학 진학률은 10%이하에 불과하다. 일반학생과 비교했을 때 학교 중도 탈락자도 초등학생이 166배, 중학생이 222배나 된다. 부모들의 경제능력 부족, 불안한 일자리로 인한 교육방치, 자녀의 언어습득 부족, 학습능력 저하, 또래문화 경험 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박천응 목사는 “서울, 경기지역 다문화가정의 40%가 공단 주변에 밀집해 있어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 결국 대부분 공단으로 가게 돼 다문화사회는 결국 암울한 미래사회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가 아닌 차이에 따른 강점을 키워줄 수 있는 강점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경 없는 마을 학교는 초·중·고 과정의 기숙형 다문화 대안학교로 안산지역에 설립될 예정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 중도입국자, 경제적 빈곤 가정 아이들, 학교 중도탈락자, 미등록 가정 자녀, 난민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며, 1차로 초등과정 150명, 중등과정 75명을 선발한 후 2차로 고등과정 75명을 교육한다. 다중언어, 기능, 문화예술, 지역사회봉사, 다문화리더십, 인성존중, 국제교류협력, 자아성찰, 다문화 창조성 교육 등 아이들의 창의성과 다문화가정의 특성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오는 12월 9일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학교 설립 작업이 착수된다.

현재 다문화 아이들 교육의 시급성을 인식한 국경 없는 마을 학교 설립추진위원에는 사회각 분야 지도자들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시민사회 영역에서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를 비롯해, 박경서(UN인권대사), 박종삼 회장(월드비전), 차선각 등이 참여하고 교계에서는 김삼환(명성교회) 김정서(제주 영락교회) 손인웅(덕수교회) 박종화(경동교회) 목사 등이 참여한다. 학계에서는 채수일(한신대) 유석성(서울신대) 차종순(호신대) 서정운(장신대 전) 총장 등이 발기인으로 나섰다. 단체에서는 재단법인 사랑행복나눔(이사장:조용기), 재단법인 다일복지(이사장:최일도), 사단법인 국제가족총연합회(회장:배기철), 좋은사회 100인 이사회(이사장:최수종) 등도 학교설립 협력단체로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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