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학문성과 깊은 신앙은 신학자의 필수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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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학문성과 깊은 신앙은 신학자의 필수 요건”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11.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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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스웨덴의 신약 석의학자 카라구니스 교수

그리스 출신 스웨덴의 신약 석의학자 크리스 카라구니스 교수(71. 룬드대학)가 지난 11일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13일 열린 제3회 개혁주의생명신학 정기학술대회 주강사로 초청받은 카라구니스 박사는 동성애의 천국이라 불리는 스웨덴에서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비판한 책을 써서 상당한 곤혹을 치렀던 학자였다.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동성애 확산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한 카라구니스 박사는 “진리는 어떠한 것과도 타협해선 안 된다”며 “동성애는 하나님이 금하신 분명한 죄”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주창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신학자들은 고도의 학문성과 깊은 신앙이 함께 가야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신학과 신앙의 조화를 주장하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자신의 관점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본지는 카라구니스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동성애 문제에 대한 한국 교회의 대응점을 모색하고 석의학자의 시각에서 바른 말씀의 이해와 전달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동성애는 명백한 죄, 한국 교회 한목소리 내야
“진리는 어떠한 것과도 타협해선 안돼” 거듭 강조

● 한국 첫 방문이다. 소감을 먼저 말해달라.
내 평생 한국에 오게 될 줄 몰랐다. 나는 그리스 출신인데 6.25 한국전쟁 때 그리스군이 한국전에 참전해 도와준 것을 기억한다. 당시 그리스군 187명이 사상을 입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한국이 열심히 일하는 나라이며 선진대열에 들어갔다고 알고 있다. 한국 교회에 대해서도 생소한 편이지만 큰 교회가 많고 국제적인 감각으로 큰 사역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우리는 지금 교회의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유럽교회의 현재는 어떠한가?
유럽의 교회는 상당히 유감스러운 상태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완전히 신앙을 잃어버렸다. 오순절 계통만이 살아있을 뿐, 감리교와 침례교 등 모든 교단이 빈약하게 유지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개혁주의의 발생지인 유럽이 복음을 잃어가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 문제도 크다. 동성애 뿐 아니라 안락사 문제와 낙태 등 성경적으로 금하고 있는 여러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스웨덴에서는 최근 무신론과 자유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의사와 변호사, 신학자 등 기독교인들이 모임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대항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클라파민스티투’(Claphaminstitut)라는 단체를 만들어 논쟁에 참여하고 신문에 글을 싣고 신앙과 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대해 불신자들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기독교신앙을 사회 속에 투영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어떤 정책들은 기독교적 관점에 따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 동성애를 비판하는 책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린 것으로 알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동성애는 성경적으로 분명한 죄다. 기독교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들은 회개와 구원을 필요로 한다. 나는 1992년과 1999년 두 차례 스톡홀롬에서 열린 대규모 목회자대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강연을 맡았다. 이후 강연 내용을 다듬어 2000년 작은 소책자를 출판했다. 그런데 당시 한 언론이 책의 내용을 왜곡 보도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나는 여론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내 신앙을 굽히지 않았다. 나는 학문적으로 동성애의 문제를 밝혀내는 작업을 했으며 성경을 바탕으로 동성애의 죄성에 대해 강조했다.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경적 원리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신앙을 가진 학자의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두가지 구분을 동성애에 적용했다. 내재적 성품으로 동성애적 기질이 있는 것과 내재적 기질이 행위로 나타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내재적 기질은 죄가 되지 않지만 행위로 나타날 때 그것은 죄가 된다. 훔치고 싶은 마음은 죄가 아니지만 훔친 행위는 도적질로 간주돼 죄로 취급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카라구니스 교수는 2000년 ‘Scientific-popular studies'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언론의 왜곡보도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고 자신이 속해 있는 룬드대학에서 퇴출될 위기에까지 처했다. 하지만 카라구니스 교수는 깊은 신앙으로 이 위기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 동성애가 확산될 당시 스웨덴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한국도 동성애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조언해달라.
스웨덴의 기독교는 쇠퇴했다. 지도자들은 신앙이 없거나 해이해진 상태였다. 그럴 때 이런 악이 들어온다. 당시 우리 교회는 약해져서 동성애 합법화를 막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크고 강하다. 만일 한국에 지금 동성애가 확산되고 있다면 복음주의자들이 이것을 막아내야 한다. 진리는 직진하는 것이다. 어떠한 것과도 타협할 수 없다. 성경대로 살지 않으면서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영접했다면 동성애를 죄라고 강력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교회가 함께 뭉쳐 동성애 합법화를 막아내는 좋은 선례를 남겨 세계 교회에 보여주길 바란다.

● 당신은 신학 석의학자다. 세계 교회가 성경의 원뜻을 오해한 것은 없는가.
신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성경언어를 연구한 사람들이다. 기독교신앙의 주요 교리에 있어서의 오해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독교인의 행위와 소망에 관한 문제들에 있어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구원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길을 잃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여호와의증인이나 크리스찬 사이언스, 몰몬교 등 다양한 이단운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문서를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일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히브리서 7장10절에 ‘이는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만날 때에 레위는 아직 자기 조상의 허리에 있었음이라’를 ‘이미 자기 조상의 허리에 있었음이라’로 번역상 오류가 있다. 요한복음의 포도나무 비유를 보자. 일반적으로 예수님은 포도나무요, 제자들은 가지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해석은 해당되는 헬라어 단어를 고전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미 요한이 그 복음서를 기록하기 300년 전에 그 단어들은 의미가 바뀌었다. 새로운 의미에 따르면 예수님은 포도나무가 아니라 포도원의 농부이고 제자들은 가지가 아니라 포도나무 자체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요한이 의도했던 의미라는 것이 본문연구를 통해 밝혀진 부분들이다.

● 신학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안타깝게도 신학자들 중에는 그리스도께 헌신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신학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신이 실제로 진지한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신학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신학자가 되려는 사람은 그 길을 통해 하나님을 섬기도록 부르심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하며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경건한 삶과 그리스도와의 동행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연구와 경건생활 중 하나 때문에 나머지 하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에게 성경을 가르쳐줄 훌륭하고 헌신된 신학자를 필요로 한다.

물론 신자들은 성경을 읽고 이해할 수 있지만 수많은 성경구절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고 그들의 삶을 성경연구와 해석에 헌신한 사람들의 도움과 지도를 필요로 한다. 신학자가 자신의 소명에 충실하다면 그는 기독교회의 위대한 자산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학자는 평생 고도의 학문성과 깊은 신앙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학과 신앙의 조화를 강조하는 내 생각과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맥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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