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 뿌리따라 하나님의 복음 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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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 뿌리따라 하나님의 복음 전하고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11.02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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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선교 20주년, 몽골복음주의협의회 지도자 내한 기자회견

사진 왼쪽부터 어드바이저 이경준 선교사, 몽골복음주의협 회장 아론볼드, 사무총장 바트볼드 목사, 통역에 새문안교회 몽골교회 알트치맥 목사.

2020년까지 기독교인 10% 목표로 선교... 한국 교회 도움 기대

한 때 중국과 실크로드까지 나라를 확장했던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 영토를 넓혔던 까닭일까. 몽골 내 인구는 280만 명이지만 칭기즈칸의 진로를 따라 1000만 몽골인 디아스포라들이 살고 있다. 한국 교회가 복음을 전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 지난달 28일 몽골복음주의협의회 회장과 사무총장이 한국을 찾아왔다. 과거에는 ‘힘의 정복’이었다면 앞으로는 ‘복음’으로 디아스포라를 섬기겠다고 밝힌 이들은 작고 약하지만 반드시 하나의 기독교를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었다. 몽골복음주의협 지도자들에게서 몽골 복음화와 세계선교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복음을 전해준 한국 교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의 성장을 배워 우리도 몽골을 넘어 다른 나라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쓰고 싶습니다.”

한국 내 몽골인교회 총회 참석차 지난달 28일 한국을 방문한 몽골복음주의협의회 아론볼드 회장은 한국 방문 소감에 “예수님 안에서 하나된 느낌”이라는 말로 인사를 전했다.

몽골복음주의협의회(MEA)는 339개 교회와 47개 기독교 단체가 가입된 유일한 몽골 내 기독교연합체로 1997년 처음 조직됐다. 현재는 한국 교회를 포함해 600여 교회 및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중 350교회는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다.

1990년 복음이 처음 들어갈 당시 4개 교회로 시작된 몽골이 불과 20년 만에 600여 교회로 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5만 여 성도가 하나님을 믿고 있으며 26개 나라로 선교사를 파송한 자주적인 선교국가이기도 하다. ‘믿음’ 하나만 들고 선교지로 떠나는 몽골인들은 무비자의 장점을 살려 북한과 중국, 내몽골, 중동 등 다양한 나라로 진출하고 있다. 1000만 몽골인 디아스포라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최종 목표를 안고 말이다.

교회 설립과 해외 선교 등에 열정을 보이고 있는 몽골 교회는 사실 20~30명 규모의 작은 교회거나 두세명이 가족단위 교회를 세운 가정교회가 대부분이다. 선교 역사가 짧다보니 교회 지도자들의 나이도 30~40대로 비교적 젊다. 이 때문에 보다 체계적인 지도자훈련으로 교회를 온전히 세우는 꿈을 안고 있다.
아론볼드 회장은 “몽골인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한국 교회가 지도자 훈련과 어린이를 위한 교사훈련 등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인구의 10%를 복음화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아론볼드 회장은 “지도자를 바로 세우면 교회가 성장한다고 알고 있다. 한국 선교사도 많고 한국에 많은 도움도 받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들기 위해 한국 교회를 배우고 싶다. 한국처럼 교회를 성장시키고 싶다. 몽골 기독교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몽골복음주의협의회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고 있는 이경준 선교사는 “지방교회를 세우기 위해 지도자 훈련은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600교회 중 절반 이상이 수도에 몰려 있고 지방에서는 복음을 듣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믿음만으로 지방에서 헌신하는 사역자들이 영적으로 성숙하고 온전하게 서기 위해서 체계적인 지도자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년 몽골 지도자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영광교회 유영삼 목사 역시 이 말에 동의했다. 매년 지도자훈련을 진행한 후 이듬해 만난 사역자들의 영성과 리더십이 상당히 발전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유 목사는 “몽골의 신학적 목회적 수준이 아직 미약하기 때문에 한국 교회가 꾸준한 도움을 준다면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립교회도 없는 현실에서 26개 나라로 선교사를 보낸 몽골 교회는 공산권과 이슬람권 선교의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도 이날 방한한 몽골복음주의협 지도자들은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몽골인을 통해 북한주민을 돕거나 북한사람을 전도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터키 등 이슬람권에도 선교사를 보내고 있다.

사무총장 바트볼드 목사는 “세계 어느 곳으로나 뻗어갈 수 있는 몽골인의 장점은 선교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배움을 넘어 다른 곳에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또 “선교의 문을 열어준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미약하지만 한 명씩 가정교회를 세우고 복음이 확장되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국 교회를 배우고 싶지만 ‘분열’만큼은 따르고 싶지 않다는 몽골 교회는 지금 ‘복음주의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단일 기독교연합체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이 세운 교단신학교들이 있지만 안수는 복음주의협의회에서만 관할한다. 지금까지 3차례 목사안수를 통해 127명을 배출했다. 일각에서는 독점적인 권한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하나의 교회’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다.

그들은 “칭기즈칸의 역사를 통해 흩어지면 약해진다는 경험을 얻었다”며 “하나의 힘이 몽골과 몽골 교회를 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복음주의협의회가 작고 열악하지만 ‘힘’에 의해 흩어지는 일이 없도록 기도를 요청했다.

아론발드 목사는 “2020년까지 10%의 복음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또 지방의 작은 교회들이 독립될 수 있도록 좋은 지도자를 배출하는 일에 한국 교회가 기도로 동역해달라”고 당부했다.

몽골복음주의협의회 지도자들은 28일 오전 한국복음주의협의회와 만남을 갖고 매년 정례 모임을 합의했으며 이르면 내년 4월 경 몽골에서 중국, 러시아, 내몽골, 몽골, 한국 등 5개 나라 지도자 모임을 개최할 예정이다.

29일에는 예장 백석총회를 방문, 세계선교위원장 조용활 목사와 환담을 나눴으며 몽골 복음화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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