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여성안수 시행 유보... 노회 수의 거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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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여성안수 시행 유보... 노회 수의 거치기로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9.16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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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백석 총회 마지막 날 3시간 넘는 공방 끝에 표결 통해 노회 수의 결정


예장 백석 총회의 여성안수 시행이 사실상 어렵게 될 전망이다.

16일, 나흘 째 회의를 진행한 백석 총회 총대들은 ‘여성안수연구위원회’가 보고한 보고서를 두고 3시간이 넘게 열띤 찬반 토론을 벌이다가 결국 노회 수의를 결정했다. 여성안수 시행여부를 노회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노회 수의 통과가 어려운 전례로 볼 때 총대들은 여성안수 시행을 끝내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대들이 노회 수의를 주장한 것은 지난 총회에서 유만석 총회장이 회의록 채택 순간, “헌법적인 문제도 있고 하니 노회 수의를 받아 시행하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고 총대들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안수 통과 당시 회의에서는 ‘노회 수의’는 전혀 다뤄지지 않은 내용이었다.

지난 총회는 교단의 분열을 막고 화합과 안정을 위해 초법적으로 안건들을 처리한 바 있다. 여성안수 역시 이 때 함께 통과됐다. 단, 시행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8인의 연구위원회를 두어 1년간 연구 보고키로 했다.

연구위원회는 “헌법에 ‘27세 이상인 자’로 되어 있어 자구 수정이 필요 없다”며 “헌법 수정안이 아니므로 노회 수의 없이 제도만 받아 시행하면 된다”고 보고했다. 백석 총회 헌법에 ‘여성 차별’ 조항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그냥 시행만 하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제도적 장치로는 “현재 강도사로 헌신하고 있는 여성과 2010년 9월13일 이후 목사 자격을 갖춘 자”로 한정했다. 무자격 여성 목사의 난립을 막기 위해 ‘교단을 탈퇴해 타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여목사의 재가입은 불허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러한 연구위원회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총대들은 ‘수의’만을 고집했다. 연구위원이었던 경안노회 장동민 목사가 “연구내용이 미흡하다고 하면 1년 더 연구해서 수의 여부까지 결정하겠다”고 총대들의 동의를 구했지만 반대 여론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진 여성안수 노회 수의 안건은 투표수 375표 중에 찬성 248표, 반대 128표를 얻어 수의를 받는 것으로 결정났다.

총회장 노문길 목사는 “노회 수의를 거치되 시행방법에 대해서는 연구위원회를 재조직해 1년 더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법적 결의에도 불구하고 회기 조정안과 여성안수 시행 보고가 모두 부결 혹은 노회 수의로 ‘암초’를 만나자 총회 안에서는 “화합을 위한 결의가 1년도 못 가 흔들리고 있다”며 교단 화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한 총대는 “찬성-반대로 몰고 가지 말고, 학교측-총회측이라는 용어도 쓰지 말자. 이런 표현들이 총회를 이원화 시키는 것이다. 화합이 안 돼서 두 바퀴가 따로 굴러가는 모습 보이지 말자. 어려운 일이 있으면 통성으로 기도해서 해결하자”고 말하며 교단의 화합을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단독 입후보시 1/2 찬성으로 선출하자’는 선거법 개정안은 기각됐으며, 입후보자의 등록금 인상의 건도 기각됐다.

전날 처리한 항존직 정년 연장의 건은 모법과 배치된다는 주장에 따라 다시 기각 처리됐다.

백석 교단은 70세 정년에 1회에 한해 3년 연장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세칙 신설을 통해 “1차 연장 허락을 받은 자는 3년 후에도 계속 시무를 원할 시 허락하며 노회 언권회원이 된다”는 조항을 삽입했었다.

모법을 확인 못한 총대들은 이 헌의안을 허락했으나 이튿날 헌법위원장이 “모법에 정년이 70세로 되어 있는데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는 것은 결국 정년을 없애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며 기각을 요청했다. 뒤늦게 헌법을 확인한 총대들은 기각에 동의했고 목회자 정년 문제는 원안대로 유지됐다.

백석 총회는 기구조정위원회를 신설하고 총회주일 참여가 미비하다는 우려에 따라 ‘총회주일 의무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항에 따라 총회주일을 지키지 않는 교회는 각종 증명 발급이 유보되며 총회 총대권이 박탈된다.

13일부터 16일까지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4일간 진행된 총회는 노문길 총회장의 폐회 설교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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