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한국전쟁 어린이 기념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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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 ‘한국전쟁 어린이 기념비’ 세운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8.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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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기념식 열려

한국전쟁 이후 완충지대 역할을 해온 비무장지대 DMZ지역에 전쟁 속에 희생된 5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과 그들을 위해 애썼던 이들을 기념하기 위한 ‘한국전쟁 어린이 기념비’가 세워졌다. 오는 4일 DMZ지역 인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기념식이 열린다.

기념비는 멕시코 조각가 세바스챤(본명:엔리케 카르바할)의 작품으로 6m의 에나멜 강철 소재로 이루어진 기둥에 흰 비둘기가 조각됐다.

이번 기념비는 미국 워싱턴 벨링함의 조지 F. 드레이크 박사의 수고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이다. 드레이크 박사는 한국 전쟁 참전 용사이자 은퇴한 사회학 교수로서 UN과 미군, 그리고 한국 전쟁 어린이들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활동을 해온 드레이크 박사는 UN과 미군이 한국인들을 위해, 특히 고아가 된 어린이들을 위해 박애정신으로 행동했던 일들이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약 10만 명의 어린이들이 전쟁에서 가족들을 잃고 떠돌아 다녔다.

드레이크 박사는 1952년부터 1953년 까지 한국 전쟁에 몸소 참전했던 군인으로서 UN군과 미군이 어린이들에게 베풀었던 선행을 직접 목격한 증인이다. 드레이크 박사는 “젊은 미군에게 총을 쏘는 방법은 가르쳐야 했지만 우는 아이를 위로하는 법, 굶주린 아이에게 음식을 나누어주는 법, 다친 아이를 위생병에게 데려다주는 법, 그리고 집 없는 아이에게 피난처를 제공해주는 것은 가르쳐줄 필요가 없다”며 “이런 일들은 우리가 한국으로 가지고 온 우리의 문화적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를 통해 UN과 미군은 1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의 목숨을 구했으며, 5만 4천 이상의 어린이들을 400개 이상의 고아원에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연합군이 급료를 모아 총 2백만 달러를 기부하거나, 친구 혹은 지인들에게 한국의 아이들을 도와달라는 편지를 쓴 사례도 찾았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양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드레이크 박사는 증언한다.

“이것은 평화적 기념비다. 전쟁에서 잃은 50만 어린이들의 목숨은 실패한 외교 관계 때문에 치러야 했던 용납할 수 없는 대가다.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드레이크 박사는 UN과 미군은 사회 복지를 위해 한국에 파견된 것은 아니었지만, 고통에 빠진 어린이들을 자신들이 도울 수 있는 만큼은 도우려 애썼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군인들의 박애 활동도 한국 전쟁사의 한 부분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국전쟁에서 아이들을 잃은 유가족과 전쟁 당시 연합군 병사들에게 도움을 받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고아들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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