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예수사랑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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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예수사랑의 시작입니다
  • 승인 2002.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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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을 도우려면 한결같아야 합니다. IMF 때나 연말연시 반짝하다 말면 허사입니다. 항상 외로움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그사람들에게 연말연시가 따로 있겠습니까?”.
노숙자,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소외된 사람들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나눔공동체(대표:박종환목사·원장:김혜연)는 묵묵히 예수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아침 9시. 오늘도 나눔공동체의 박종환목사는 집을 나서서 서울역으로 향한다. 노숙자와 쪽방거주자의 집합지인 서울역에는 박목사가 돌봐야할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역 주변을 배회하는 김씨, 이씨… 몸이 불편해 거동할 수 없는 이노인 등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이 놓인다.

날씨가 따뜻해져 동사(凍死)의 걱정은 없지만 수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고 알콜중독으로 시달리는 이들에게는 하루살이가 늘 걱정이기 때문이다.
벌써 3년이다. 도심교회의 안정된 부목 생활을 마다하고 서울역으로 투신했다. 가끔 서울역을 지나치다 마추지는 노숙자들이 박목사의 마음 한켠을 늘 무겁게 했기 때문이다.
‘내가 저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누가 돌봐줄까’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그들의 친구가 돼주기로 마음 먹을수 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박목사가 아니어도 큰교회를 짓거나 성도수를 늘리는 교역자들은 많이 있을테니 넌 서울역에 가서 소외된자들에게 예수사랑을 직접 실천하라’고 깨우치셨기 때문이다. 나눔선교회를 만들고 서울역에 터전을 마련했다.

그러나 ‘예수사랑을 실천한다’는 청운의 꿈을 품고 막상 서울역에 입성은 했지만 만만치가 않았다.
맨바닥에서 뒹글며 대소변을 보고 술에 찌든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타인의 간섭을 꺼려하는 그들은 낯선사람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왜 힘든생활을 자청하냐” 며 부인 김혜연원장도 박목사의 사역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도 부담이 됐다. 그러나 박목사는 ‘이들을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돌보지 않는다’는 생각을 상기하며 용기와 열심을 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다. 결국 박목사의 열심에 정을 느꼈는지 서울역 사람들은 자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매주일 학교를 빌려 예배도 드리고 반찬은 별로 없지만 노숙자에게 식사를 나눠주며 박목사의 나눔사역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목사앞에서 담배도 피고 술냄새를 풍기던 사람들이 교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변했다. 교회 올때면 옷도 가장 깨끗한 것으로 골라입고 박목사에 대한 존경심도 표현하고 상대방도 배려해주고. 더이상 노숙자가 아니었다. 박목사는 성경교육도 시켜 세례도 주고 생활습관도 고쳐주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만들어 나갔다.
“저들은 게을러서 저렇게 산다”며 역겨운 냄새에 코를 막던 아내 김원장도 그들의 아픔을 피부로 느끼며 서울역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주일마다 노숙자들의 식사를 마련하고 때로 얼룩진 손을 부여잡으며 기도해주며 그들의 아픔을 싸매 주었다.
그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나눔선교회 선교의 범위를 확대했다. 선교회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나눔공동체’로 이름을 개편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해 남은 음식물을 활용하는 푸드뱅크사업, 쌀 식품 의류 등을 모아 불우한 이웃을 돕는 물품나누기, 불우한 이웃을 기업, 단체, 교회, 개인들과 결연시키는 희망심기운동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돕는 손길이 턱없이 부족했다.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신음하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들을 돌아보는 손길은 많지않다는 현실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혜연원장도 마음을 새롭게 했다. 구청에서 실시하는 자원봉사활동에 직접 자원해 인근지역에 사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는 일이다.
김원장은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도움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지하실방에서 하루종일 곰팡이와 씨름하는 노파의 발을 닦아주면서, 한끼식사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소년가장을 도시락을 전해주면서… 김원장은 값없이 주는 예수사랑의 필요성을 안타깝도록 느꼈다.

나눔공동체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랑실천과 영혼구원이다. 그러나 이일에는 교회와 성도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가 직접나서서 어려운사람들을 도울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이들을 도와야한다. 단돈 3만원이 독거노인에게는 한달을 살아가는 생활비가 될 수 있고 소년소녀가장에게는 한달 저녁도시락 값이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나눔공동체의 살림도 넉넉하지는 않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인간적으로 힘들지만 박종환목사와 김혜연원장은 굴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특권이지 행복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아름다운세상을 그리며 나눔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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