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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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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호 목사 <성경통독원 대표>

‘지쳤다’는 말을 자주 쓴다. 열정이 사라진 것이다. 자기 호기심에 지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 이기적 측면에서 지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지치는가?

모세는 죽기 직전 율법 설명을 시작한다. 광야 생활 80년이면 지칠 만도 하다. 가나안에 들어가고 싶은 간절한 요청도 꺾였다. 그러니 더욱 지칠만하다. 그런데도 모압 평지에서 두 달 동안 율법을 설명한다. 만나세대에게 주고 싶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지난 40년 동안 그들을 돌보시고 사랑하셨던 이야기를 율법과 관계 안에서 다시 설명한다. 만나세대들의 미래를 위해서다. 이것이 신명기다.

누가는 젊은 날 역사와 의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삶의 큰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의술은 한 사람을 좁혀서 연구하는 것이다.

이런 그가 사도 바울을 만나 성경을 알게 되었다. 복음전도자 사도 바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복음을 전하면 전할수록 고난은 가중되었다. 그때마다 누가는 사도 바울의 상처를 고치고 싸매야 했다. 지칠 만도 하다. 사도 바울을 2차 전도여행 때 만났으니, 그 전도여행을 마감할 때쯤이면 누가도 거기서 은퇴해야 된다. 그런데 3차 전도여행 4년도 함께한다. 그리고 3차 전도여행 후 사도 바울이 로마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까지, 끝까지 바울의 곁을 지켰다.

디모데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인 디모데후서에서 사도 바울은 기록한다. “누가만 나와 함께 있다.” 누가는 지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누가는 사도 바울을 통해 배운 성경을 데오빌로라는 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다. 데오빌로에게 예수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력을 저술하고자 근원부터 살핀다. 역사가답다. 이것이 누가복음이다. 사복음서 중 가장 분량이 많은 이 글을 데오빌로라는 한 사람을 위해 쓴 것이다. 아직 끝이 아니었다. 사도행전을 써서 데오빌로에게 전한다.

사도행전을 보면 사도 바울이 지치지 않는다. 누가 자신도 지치지 않는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통해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사도 요한은 열 두 제자들 가운데 가장 오래 산다. 자신의 형 야고보는 일찍 순교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는 물론, 예수님의 어머니까지 돌봐야 했다. 그리고 이제 밧모 섬의 채석장에서 인생 마지막을 보낸다.
원래 그의 손은 노 젓는 손이었고, 그물 깁는 손이었다. 보리떡 생선을 나르던 손이었다. 지금은 거친 돌을 캐고 있다.

그런데도 사도 요한은 지치지 않는다. 그 손으로 요한계시록을 기록한다. 죽기 직전까지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미리 건네받은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승리를 노래한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셔서 버티셨다. 그 고통 가운데 있는 예수님의 입에 누군가 신 포도주 한 모금을 넣으려고 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거절하셨다. 그리고 그 고통 그대로 다 느끼신다. 그 순간까지도 ‘지친다’ 말씀하시지 않는다. 우리를 향한 열정 때문이다.

만나세대를 향한 모세의 열정이 신명기를 쓰게 했다. 그리고 가나안 시대를 열었다. 데오빌로 한 사람을 향한 누가의 열정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쓰게 했다. 그리고 제자 시대를 열었다. 소아시아 일곱 교회를 향한 사도 요한의 열정이 요한계시록을 쓰게 했다. 하나님과 사람을 향한 우리 예수님의 열정이 끝까지 십자가에서 버티게 했다. 그리고 온 인류의 영원한 승리를 이루었다. 하나님과 사람을 향한 열정으로 끝내 지치지 않고 목숨 다하는 순간까지 나아가는 것, 이것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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