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ACTS 임시이사 명단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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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ACTS 임시이사 명단 통보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6.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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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이사 편향성 논란...신학교 정체성 훼손 우려

교육과학기술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는 3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이하 ACTS)에 교계와 학계, 변호사로 구성된 15명의 임시이사 명단을 통보했다.

교계에서는 신일교회 이광선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강남중앙침례교회 피영민 목사, 승리교회 문원순 목사,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가 포함됐다.

학계에서는 남보우 단국대 교수, 김재웅 서강대 교수, 김정효 이화여대 교수, 서진호 서울대 교수, 진윤수 충남대 교수, 김준영 성균관대 부총장, 정병수 연세대 법인국장, 이계형 단국대 부총장, 정병운 백석대 교수 등이다. 이와 함께 우광택 변호사도 이사로 포함됐다.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신학생들이 이광선 목사의 임시이사 파송을 반대하며 신일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학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임시이사 파견에 반대했던 총학생회와 신대원 원우회, 총동문회, 교수협의회 등 대다수 학교 구성원들은 일단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교계에서 이사로 포함된 인사들에 대한 편향성을 지적하며 의구심을 버리지 않았다. 교수협 한 관계자는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반면, 합동측 인사는 한명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이광선 목사가 임시이사로 포함된 것에 대해 “교계 연합기관 대표가 신학교 문제에 개입하는 모습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학생들도 한 달 넘게 신일교회 앞에서 이광선 목사 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청와대에 고세진 전 총장을 대동한 점, 찬송가공회 법인화 과정에서의 리더십 문제 등으로 볼 때 이광선 목사가 ACTS 임시이사로 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길자연 전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제105회 이사회에서 선임한 이사 10명을 교과부가 승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임시이사가 파견된 상황에서, 법원이 길자연 전 이사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ACTS는 다시 혼란스런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는 있어 보인다. 이번에 파견된 임시이사들의 활동에 따라 학교가 빠르게 정상화될 가능성도 있다. 교수협과 학생들은 “임시이사들이 중립적 입장에서 총장을 선출하고 후임 이사를 선임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편중된 활동을 벌일 경우 학내 사태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향후 어떤 형식으로 전개되든지 이번 교과부의 임시이사 파견 결정으로 ‘목회자의 산실’인 신학교가 기독교적 가치관이 분명하지 않은 이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체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특정교회의 사유화 논란에서 시작된 ACTS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한국 교회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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