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는 봄, 바람은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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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는 봄, 바람은 진짜일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5.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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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화와 공존의 가치 실종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이 천안함과 함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불과 10년 전, 아니 3년 전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평화’와 ‘공존’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양쪽이 합의해 나눠가진 종이가 폐기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6.15공동선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 위원회는 10주년 행사를 평양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이들이 방북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 방북해 “서해를 평화협력특별지대로 만들자”는 합의는 천안함 침몰과 함께 수장됐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은 다음날, 이명박 대통령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무력침범 때는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북한은 ‘전쟁’을 운운하고, 남한은 ‘주적’ 개념을 부활시켰다.

지난 10년, 아니 반세기 넘게 지나온 현대사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일까.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아닐 수 없다. 햇볕정책에 대한 공과를 논의하기에 앞서, 남북의 극한 대립과 긴장의 가까운 원인이 대북기조 변화에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람이 분다. 아직도 봄은 오지 않은 것 같은데, 북쪽에서 부는 바람은 진짜일까 가짜일까.

한기총이 천안함 재건조에 나섰겠다고 한다. 교회가 나서서 더 좋은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교회가 말해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할까. 무기를 만드는 교회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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