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영성생활은 사회윤리와 직결되어 있어
상태바
올바른 영성생활은 사회윤리와 직결되어 있어
  • 운영자
  • 승인 2010.05.13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봉배 박사<감신대 전 총장>

오늘의 기독교윤리 동향을 조직신학적인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두 가지의 뚜렷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하나님의 명령을 중심한 신론적인 윤리체계가 그 첫째이며, 그리스도를 통한 새로운 존재가 된 인간이 자기 자신을 그대로 행동으로 표현하면 된다는 기독론적인 자기표현적 윤리(descrip tive ethic)다.

하지만 절대적인 명령과 복종의 윤리체제는 자칫 잘못되면 복종만을 강조하는 형식주의에 빠질 수가 있고 극단적으로는 율법주의를 결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자기표현적 윤리체제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구속을 받은 존재라 할지라도 아무런 흠 없이 완전하고 선한 삶을 살 수가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의 경험에서 말한다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두 가지 형태의 윤리체계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윤리체계는 없을 것인가? 그 해결책으로 성령론적인 윤리의 가능성을 제안하고 싶다.

윤리적 타율주의와 인간의 자율주의 두 가지 극단을 지양하여 하나님이 우리 안에 성령으로 내재하시면서 우리로 하여금 성령의 지시를 받아 선한 열매를 맺게 되는 성령론적인 윤리의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우리와 내적인 관계를 유지하신다. 하나님과 인간이 성령을 통해 인간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하나님께서 우리 속에서 작용하신다.

우리들 인간이 해야 할 첫째 과제는 성령이 우리 안에 내재하시고 역사하심으로 나를 주관하실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비우고 준비하는데 있다.
이렇게 될 때에 하나님의 타율적인 명령과 인간의 자율적인 행동이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타율과 자율이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행동의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 내 안에 거하시며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성령이시다.

특히 성령론적인 윤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영성과 직결된다.
영적인 삶을 중요시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려고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생활의 특색이라면 영성생활을 강조하는 입장에서의 기독교의 사회윤리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들의 결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기독교윤리를 말할 때에 우리는 개인 윤리와 사회윤리를 구분하여 말할 수도 있다. 개인윤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개인생활 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중심이 된다.
그리고 사회윤리는 개인적인 삶을 넘어서 우리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중심이 된다.

쉽게 말한다면 우리는 국가에 정직하게 세금을 내야하는가의 문제라든지, 정부가 잘못하는 경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사회윤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 자신에게 다가오는 세상의 불의에 대하여서도 그렇지만 우리들의 이웃에게 강압해 오는 세상의 불의에 대해서 분연히 일어나는 것은 영성생활을 주장하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이 요청하시는 중요한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예수님께서도 자기의에 빠져 백성들을 종교적으로 억압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에 대해서 분을 내시며 혹독하게 저들을 책망하셨다.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 “회칠한 무덤 같다”고 하셨고, 심지어 “독사의 새끼들”이라고 책망하셨다.

이웃이 당하는 세상의 악마적인 불의의 세력을 그대로 용납하는 것은 영성생활을 주장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올바른 태도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즉 불의의 세력 때문에 말할 수 없는 억압 속에 고난을 당하는 이웃들을 외면하는 것은 참된 그리스도인들의 올바른 영성생활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견지에서 기독교인들의 영성과 사회윤리는 직결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