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천주교 김연아 성호도 잘못'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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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천주교 김연아 성호도 잘못' 주장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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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신앙과 표현의 자유 범위 논란 확산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공동위원장:혜경·손안식, 이하 종평위)의 대한축구협회 공문 발송으로 촉발된 기도 세리머니 논란이 개인 신앙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범위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불교계가 축구협회에 “선수들에 대한 사전교육을 통해 기도 세리머니 등의 종교적 행위가 나타나지 않게 하라”는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 종평위 박종찬 간사는 9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의 종교 생활은 존중돼야 하지만, 국가대표는 공인인 만큼 종교적 행위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개신교뿐 아니라 다른 종교에도 해당이 되느냐는 질문에 박 간사는 “개신교 뿐 아니라 불교, 천주교도 마찬가지”라며 “밴쿠버 올림픽에서 성호를 그린 김연아 선수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인 김연아 선수는 경기 전 ‘성호’(가톨릭 신자가 손으로 가슴에 긋는 십자가)를 긋고 마음을 다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간사는 이어 “FIFA도 경기장 내 종교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성숙한 종교 문화를 위해 선수들도 자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FIFA에 그런 조항이 있긴 하지만, 기도 세리머니에는 해당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회언론회는 9일 논평을 통해 “이는 명백히 개인의 신앙과 표현을 제한하는 전근대적인 발상임에 틀림없다”며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가 비록 ‘기도 세리머니’를 한다고 하여, 개인의 신앙표현과 용기까지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불교계는 국가와 국민 모두를 종교편향의 잣대로 통제하려는 자세를 버리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조계종 종평위가 보낸 공문은 대한축구협회 총무국에 접수됐으며, 내부 논의를 거쳐 처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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