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상처 꽃으로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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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상처 꽃으로 피어나길"
  • 최창민
  • 승인 2010.01.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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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위로예배...오정현 "한국 교회, 긍휼 회복해야"
▲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기독교 장례 위로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355일 만에 영안실 냉동고에서 나온 용산참사 희생자 이상림 양희성 한대성 이성수 윤용헌씨 등 철거민 5명에 대한 기독교 장례위로예배가 7일 저녁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 4층에서 200여 명의 교계 인사 및 조문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성도의 죽음을 귀히 보시는 하나님’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맡은 한국교회봉사단 단장 오정현 목사는 “성도의 죽음은 고난의 시기를 끝내고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것”이라며 “사람의 어떤 말로도 다 위로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특별한 위로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한국교회봉사단 단장 오정현 목사.
오 목사는 또 “한국 사회는 갈등 구조가 극심하다”며 “그로 인해 참 많은 애환과 아픔들이 있지만 예수님을 발견하고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기도하면 치유하시는 것을 목회를 통해 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교회가 중산층 지향이 아니라 중보지향적, 복음지향적 길을 걸어야 한다”며 “성경은 우리에게 우는 자와 함께 울라고 말씀하신다. 기독교 공동체는 세상의 고통을 품고 긍휼을 회복해 사랑의 에너지로 세상을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 목사는 “한 사람을 천하보다 낫게 여기신 예수님의 길, 선한 사마리아인이 걸었던 길을 한국 교회가 가야 한다”며 “그 어떤 상처도 예수님 안에서는 꽃처럼 피어날 수 있다. 용산 참사 유가족과 우리 사회가 받은 아픔과 상처들이 회복과 생명의 꽃으로 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설교에 앞서 “저희 부친은 1960년 부산 근교에서 철거민들과 함께 43년간 교회를 개척하시고 참으로 가난한 목회를 하셨다”며 “지금은 강남에서 큰 교회를 목회하고 있지만 저의 뿌리와 사역의 시작이 거기에 있다”고 소개했다.

예배에 앞서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최헌국 목사는 “용산 유가족들을 위해 기독교가 아픔을 함께 하고, 다시는 용산참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 교회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을켜는그리스도인들 집행위원장 김경호 목사는 “로마가 정치적으로 예수를 죽었지만 인류의 속죄자라는 사실을 제자들이 순교를 통해 쟁취했던 것”이라며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죽음은 가진 자들의 탐욕을 경고한 예언이었고, 인간 없는 개발을 멈추라는 봉화였다”고 말했다.

기도를 맡은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물질적 가치를 인간적 가치보다 높게 여기는 세상은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며 “너나할 것 없이 맘몬을 찬양하는 시대에 아픔과 눈물, 연약한 사람들의 자리로 내려가지 않으면 어디에서 예수를 만나겠느냐. 한국 교회가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가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노한나 집사(용산4지구 철대위 총무)는 “그날의 무서운 광경과 탄압의 현장에서 목놓아 울었다”며 “더 이상 쫓겨나지 않고 두들겨 맞지 않는 세상, 철거 없는 세상이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이날 예배는 한국교회봉사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 예수살기, 하나누리 등 개신교 5개 단체가 연합해 준비했다.


▲ 200여 명의 성도들이 예배에 참석해 유가족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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