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83) 잃어버린 자들의 회심을 기뻐하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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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83) 잃어버린 자들의 회심을 기뻐하는 주님
  • 승인 2007.1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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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양, 은전, 아들의 비유: 잃어버린 자들의 회심을 기뻐하는 주님





누가복음 15장부터 19장까지는 누가복음에만 등장하는 자료들로 풍성하다; 잃어버린 은전의 비유(눅 15:8-10), 탕자의 비유(눅 15:11-32), 불의한 청지기 비유(눅 16:1-13), 부자와 나사로 비유(눅 16:19-31), 열 명의 나병환자의 치유 사건(눅 17:11-19), 불의한 재판관 비유(눅 18:1-8),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눅 18:9-14), 삭개오의 회심 사건(눅 19:1-10). 이 가운데 많은 자료들이 재물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어, 가난한 자를 사랑으로 배려하고 부자들을 목회적으로 권면하는 누가의 재물신학의 한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누가복음 15장은 유사한 세 개의 비유가 연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잃어버린 자의 회심에 대한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잃은 양의 비유(1-7절), 잃은 은전의 비유(8-10절), 잃은 아들, 즉 탕자의 비유(11-32절). 이처럼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비유를 한데 묶어 소개함으로써 특별히 누가는 잃은 자의 회심의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그 공동체 내의 우유부단한 성도들에게 회심의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는 그 복음서에서 특별히 회심을 강조하는 데, 이는 최초의 어부 제자들을 부르실 때 베드로가 보인 반응(눅 5:8,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및 여리고 세리장 삭개오의 양심선언(눅 19:8,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아울러 누가의 두 번째 책인 사도행전에서 사도 바울의 회심을 세 번씩이나 소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이 점에 대하여 영국 신학자 R.E.O 화이트 박사는, 아마도 이것은 누가 자신이 제2 세대 그리스도인으로써(눅 1:1-4) 교회를 통하여 회심하였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강조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 비유들은 동시에 비 그리스도인들을 신앙 공동체에 포함시키기 위한 전도 및 선교의 노력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로도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주장의 근거를 우리는 잃은 양의 비유에서 찾을 수 있을 터인데, 그 이유는 이 잃은 양의 비유가 마태복음에서도 발견되나 그 주어진 문맥이 다르기 때문이다(마 18:10-14). 즉 마태복음에서 잃은 양은 교회 공동체 내의 실족 당하게 된 소자(insider)를 가리키는 데 반해, 누가복음에서는 세리와 죄인이 도입부(눅 15:1)에 등장함으로써 잃은 양이 교회 밖의 아웃사이더(outsider)를 가리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누가는 누가의 공동체가 주님 당대의 세리와 죄인처럼 언약 밖의 사람들(불신자)을 교회 내로 영입하는 일을 즐거움으로 감당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탕자의 비유 해석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탕자가 범한 죄악을 아직 부친이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산을 미리 상속받아 분가(分家)해 나간 데에서 찾는다. 그러나 주님 당대 팔레스타인의 사회적 상황에 따르면, 제국주의 아래서의 척박한 삶의 환경으로 인하여 많은 젊은이들이 현재보다 나은 가능성을 동경하며 고국을 떠나 대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유대인들(50만 명) 보다 약 8배(4백만 명)나 되는 유대인들이 외국(디아스포라)에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탕자의 죄는 아버지의 품을 떠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재산을 허랑방탕하게 사용하고(13절), 창기와 함께 먹어버린(30절) 재물의 낭비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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