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66) 복 있는 자는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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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66) 복 있는 자는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
  • 승인 2007.08.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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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부터의 표적 논쟁: 복 있는 자는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





▲ 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예수님이 이 땅에 머무는 동안 행한 기적과 표적은 그것을 목격하고 체험한 이들에게 놀라움의 근거가 되었다(눅 11:14). 그런데 그 놀라움은 그들에게 상반된 반응을 초래하였다. 한 편에는 그 기적을 보고 주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시기와 질투에 가득 차 주님을 비방하고 마침내 제거하려는 이들도 있었다. 후자에 속한 이들은 주로 당시 종교 지도자들로서, 서기관과 바리새인, 그리고 율법교사들이었다(눅 11:37, 42, 45, 53). 평판이 별로 좋지 않은 나사렛 출신의 목수가(요 1:46; 막 6:3) 자신들보다 율법을 더 잘 가르치고, 당대의 퇴마사들보다 더 월등하게 기적과 능력을 베풀자, 그들은 주님을 중상(中傷)하고 비방함으로써 주님에게 쏠려있는 관심과 인기를 자신들에게로 돌리고자 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그들은 주님에게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구하였던 것이다(눅 11:16).




이에 대항하여 주님은, 첫째로는 귀신추방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참 표적임을 선언하였고, 둘째로는 악한 세대에게 심판을 선포한 요나의 표적이 주님의 메시야 사역의 성격을 바르게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첫째로 주님은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 곧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이 땅에 임한 증거임을 지적하면서, 이처럼 귀신추방으로 드러난 새 시대의 도래(到來)야말로 진정한 표적이라고 주장하였다(눅 11:20). 따라서 이제 주님을 통해 나타난 새 시대의 기적을 목격하고 체험한 이들은 양단간에 결정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주님의 편에 서지 않는 자들은 곧 주님을 반대하는 자들이 되기 때문이다(눅 11:23).




이 교훈을 좀 더 설명하기 위해서 누가는 두 단락의 말씀을 추가하고 있다(눅 11:24-28). 첫째로, 하나님 나라의 능력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 즉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헌신과 순종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요구에 따르지 않는 자들은 한 귀신에게 해방되었다가 후에 다시 더 많은 귀신들에 의해 공격하는 사람과도 같다(눅 11:24-26; 참고, 히 6:4 이하). 둘째로, 진정으로 복 받은 상태는 그 아들이 유명한 치유자인 어머니의 일시적인 기쁨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듣고 지키는 자들의 영속적인 기쁨이다(눅 11:27-28). 여기서 주님의 모친 마리아를 찬양하는 한 여인의 선언, “당신을 밴 태와 당신을 먹인 젖이 복이 있나이다.”는 문장은 당대 유대 여인들의 사고를 여실하게 드러낸 것이다. 왜냐하면 성경 시대의 유대 여인들은 이급(二級) 인간으로 취급되면서 인정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가 낳은 아들 혹은 그 남편의 명성과 평판에 의지하여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주님이 여인의 말을 일언지하(一言之下)에 일축하였다는 것은 동시에 주님이 가져오신 새로운 시대에 여자들은 더 이상 남편이나 아들에게 의존적인 이급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인 말씀을 믿고 지킴으로써 남자와 동등한 존재가 됨을 선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교훈은 가족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주님의 말씀에서도 확인될 수 있다: “내 모친과 내 동생들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이 사람들이라.”(눅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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