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65) 귀신 추방은 하나님 나라 도래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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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65) 귀신 추방은 하나님 나라 도래의 증거
  • 승인 2007.07.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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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악한 귀신들: 귀신 추방은 하나님 나라 도래의 증거


▲ 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예수님이 이 땅에 머무는 동안 그분의 삶과 사역은 주위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기도에 대한 가르침 후 이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들(눅 11:14-28)은 주님에 대한 오해 및 적대감으로부터 시작된다(눅 11:15). 사실 주님은 누가복음에서 그 사역 초기부터 오해 및 적대감의 표적이 되었다. 마가, 마태복음에서는 주님이 처음부터 주위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거나 반목(反目)의 대상이 된 것이 아니었다. 공생애를 시작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 비로소 그러한 적대감이 생겨났던 것이다.

그러나 마가, 마태복음과는 달리 고향 나사렛에서 공적 사역을 시작하시는 것으로 묘사된 누가복음(4:16-30)에서 주님은 고향 사람들로부터 환영은 커녕 오히려 살해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눅 4:28-29). 주님에 대한 이러한 주위의 적대감은 주님의 사역이 점차 진행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되는데(눅 5:21, 30; 6:11; 7:34, 49), 그 때마다 주님은 공개적으로 특별한 기적을 행하시어 그들의 생각과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였으나 오히려 그들, 특별히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마음은 완악해질 뿐이었다(눅 6:11). 그러나 주님이 일방적으로 반목과 질시(嫉視)의 대상이 된 것만은 아니고, 그 행하신 이적(異蹟) 행위로 인하여 대중들부터 경외와 칭송을 받았음도 사실이다(눅 5:26; 7:16-17; 8:37; 9:43).




주님과 그 사역에 대한 극단적 오해 가운데 하나는 주님이 귀신 들렸고, 그래서 심지어 미쳤다는 주장이다(눅 11:15, 18; 막 3:21). 그들은 주님이 바알세불의 힘을 덧입은 것이라고 고소하였는데, 본래 바알세불은 가나안 지방 에그론의 신(왕하 1:2-3)으로, 그 지방 신들이 귀신들과 동일시된 후부터 귀신들의 왕, 사탄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유대인들의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주장에 대하여 주님은 스스로 분열하는 국가 및 가정을 비유로 들어 논리적으로 그들 주장의 허무맹랑함을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만일 주님이 귀신들을 쫓아낸다면 이는 곧 이미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 시작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선포하셨다.




물론 주님이 최초로 귀신을 쫓아낸 분은 아니다. 1세기에 축사(逐邪, exorcism)는 유대인 사회뿐만 아니라 이방인 사회에서도 경제활동의 일환으로 활발하게 실시되었다(막 9:38; 행 19:13-14; 눅 11:19). 이러한 당시 축사 행위는 마치 모세 시대에 술객들의 이적 행위와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써, 인류를 죄와 사망의 굴레에서 구속하려는 의도에서 시행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적 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오늘날도 혹시 기독교 밖에서 이런 유사한 형태의 이적 행위가 발생할 수 있으나, 여전히 그것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써 근본적으로 사람을 죄와 사망의 속박에서 해방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주님은 주님 자신의 축사 행위는 당대의 퇴마사처럼(눅 11:19)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편안하게 만드는 미봉책이 아니라, 인류의 본질적 문제의 해결을 뜻하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到來) 및 임재의 증거라고 선포하신 것이다(눅 11:20). 여기서 누가는 마태복음의 “하나님의 성령”(마 12:28) 대신에 “하나님의 손”이란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능력을 가리키는 것으로써(출 8:19) 사탄의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에 의해 침노되어 그 나라가 붕괴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눅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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