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서(113) 정의의 보편성과 죄 용서, 그리고 축복의 상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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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서(113) 정의의 보편성과 죄 용서, 그리고 축복의 상관성
  • 승인 2009.08.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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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몬 수도 랍바를 정복한 다윗




사무엘하 12:24-25절은 앞의 15절과 달리 밧세바가 처음으로 다윗의 아내로 여겨지며 그에게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신 것이다. 솔로몬의 탄생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문제가 되었던 혼인 가운데 태어난 솔로몬을 사랑하시는 크신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12:26-31절은 다윗이 암몬의 수도 랍바를 정복하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이야기의 구조로 보면 이스라엘과 암몬과의 전쟁에서 다윗이 하나님 앞에 범죄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지 않으셨지만 다윗의 죄가 용서받은 후 하나님께서 랍바를 점령하게 하신다. 이 이야기는 역대상 20:1-3절에도 기록되어 있다. 사무엘하 12:26절에 의하면 랍바를 왕성(royal city)라고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왕성은 왕궁이 있는 도시를 의미하며, 왕궁이 있다는 것은 신전도 함께 건축되기 때문에 왕성에는 신전과 왕궁이 함께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 랍바(Rabbath)는 해발 900m 위에 건설된 도시이며, 주변에 비옥한 땅이 있고, 강수량은 272mm정도 되는 곳으로 주전 12,000년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하였다. 사무엘하 12:26, 27절에 의하면 랍바는 왕도 혹은 물들의 성읍이라 불렸으며, 예레미야 49:3절에서는 작은 성읍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26-28절은 고대 근동지역의 관습을 나타낸다. 즉, 어떤 지역을 점령하면 점령자의 이름으로 그 도시를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고대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고대 근동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사무엘하 5장에서 다윗 성(‘다윗의 도시’라는 뜻)이란 지명이 붙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구약성서에서 어떤 도시를 점령하고 점령자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민 21: 26-28; 32:41). 이런 현상은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투쿨티-니누르타(Tuklti-Ninurta) 1세는 성전 도시를 건설하고 그 이름을 카르-투쿨티-니누르타라고 불렀다. 아카드어로 카르는 도시를 뜻한다. 즉, ‘투쿨티-니누르타의 도시’라는 뜻이다. 살만에셀 3세는 비트-아디니()에 있는 틸-바르십(Til-Barsip)이라는 도시를 점령하고, 그 도시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을 따라 카르-살만에셀이라고 불렀다. 사르곤(Sargon)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르곤은 무쯔리 산기슭에 도시를 건설하고 그 이름을 자신의 이름을 따라 두르-샤루킨이라 부르고, 그곳에 왕궁과 신전을 건설하였다. 아카드어의 두루 역시 ‘성’이란 뜻이다. 따라서 두르-샤루킨은 ‘사르곤의 성’이란 뜻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습이 있는 고대 사회에서 요압은 자신이 랍바를 점령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도시가 불리는 것을 두려워하여 다윗을 전장으로 오라고 기별을 하여 다윗이 랍바로 간다.

27절의 ‘물들의 성읍’이란 물의 공급을 관장하는 도시라는 의미이다.


30절에 의하면 다윗이 금 한 달란트 무게의 왕관을 가져와 머리에 썼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실제로 금 한 달란트의 무게는 약 34kg이나 된다. 어떻게 이것을 머리에 쓸 수 있을까? 머리에 썼다는 의미는 다윗이 이것을 소유하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따라서 다윗이 이제 명실상부한 암몬의 통치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전리품을 취한다. 고대 시대의 전쟁의 목적은 이러한 전리품을 얻는 것이었다.

30절의 “그들의 왕”이라는 히브리어 표현인 말캄(מלכס)을 암몬의 신인 ‘밀곰’(Milkom)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왕관의 무게가 34kg 정도 된다면 아마도 왕이 머리에 왕관을 썼다기보다는 암몬의 신인 밀곰(신상)이 왕관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31절에서 이스라엘은 암몬의 백성들에게 부역을 시켰음을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톱으로 켜고 써레로 썰고 도끼로 찍고 벽돌가마로 지나게 하는 등의 부역을 부과하였다. 이 사건은 한 동안 암몬이 쇠퇴하고 이스라엘의 속국으로 지내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을 마친 후 다윗은 예루살렘으로 귀환하였다. 사무엘하 10장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암몬과의 전쟁은 12장에서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 사건을 배경으로 다윗과 밧세바의 사건이 삽입되어 있다(사무엘하 11:1-12:25). 따라서 다윗과 암몬의 전쟁을 보도하기 보다는 다윗의 범죄와 더 나아가 솔로몬의 출생을 보도하는 것이 사무엘하 10-12장의 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학적으로 하나님의 정의의 보편성과 죄 용서함과 하나님의 축복의 상관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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