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서(96) 고대 이스라엘 사자에 대한 장례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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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서(96) 고대 이스라엘 사자에 대한 장례 풍습
  • 승인 2009.04.0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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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곡과 애가의 의미




사무엘하 3:31-39절은 고대 이스라엘의 장례 풍습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사실 고대 이스라엘의 애도의식인 장례의식에 관한 자세한 기록을 찾아보기 어렵다. 고대 이스라엘의 장례 관습에 대하여 구약성서의 몇 구절을 통하여 재구성할 수 있다. 특히 사울의 죽음(삼하 1:11-12)이나 아브넬의 죽음(삼하 3:31-36)에 관한 기록은 장례의식 재구성에 매우 중요하다. 장례 의식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먼저 실시되는 것은 애곡 하는 것이다. 죽음이 알려지게 되면 애가를 부르게 된다. 사울의 죽음이 다윗에게 알려지자 다윗은 애도하였다(삼하 1:11-12).

이처럼 애가를 부르거나 곡을 하는 것은 사자에 대한 존경과 애도의 표현이다. 또한 금식을 하며 베옷(שׁקיס)을 입었다. 구약성서의 기록 가운데 장례의식에 대하여 비교적 자세히 기록하고 있는 기록은 아브넬의 장례식과 야곱의 장례식이다.

아브넬의 장례식을 언급하는 사무엘하 3:31-36절에 의하면 장례식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는다. (a) 옷을 찢는다(삼하 3:31). (b) 허리에 굵은 베 옷을 두른다(삼하 3:31). (c) 상여를 매고 가는 행진이 있다(삼하 3:31). (d) 무덤 앞에서 애곡을 하였다(삼하 3:32). (e) 조가를 지어 불렀다(삼하 3:33-34). (f) 금식을 하였다(삼하 3:35).

이러한 장례 절차가 기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장례 기간이 얼마동안 지속되었는지 그리고 백성들이 얼마동안 애가를 불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젤라(P. Xella)는 일반적으로 7일 동안 장례기간으로 지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태거(L. E. Stager)와 킹(P. J. King)은 시체가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당일 매장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실은 신명기 21:23절에 의해서도 지지된다.

특히 사무엘하 3:35절의 다윗 왕의 금식 기간이 본문의 내용상 장례식이 거행된 날 해 질 때까지였음을 알 수 있다.


애곡(哀哭)이란 죽은 자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족, 혹은 전문적으로 곡하는 여인들(암 5:16; 렘 9:17; 49:3)을 통해 이루어지는 슬픔의 울부짖음을 말한다. 즉 애곡은 고인을 애도하면서 슬퍼하며 통곡하는 소리이다.

울부짖는 통곡 소리는 들개나 타조의 울음소리와 비교되기도 하였다(미 1:8). 곡하는 자들은 굵은 베(שׁק)를 몸에 둘렀다(렘 4:8; 49:3). 통곡할 때는 소리내어 울면서 짧게 “오호라, 오호라”(הו־הו) 외쳤으며(암 5:16), 격한 음성으로 반복하여 “오호라 나의 형제여”(왕상 13:30), 혹은 “슬프다 내 형제여, 슬프다 내 자매여”(렘 22:18)라고 부르짖었다. 왕이 죽었을 때는 “슬프다 주여, 슬프다 영광이여”(렘 22:18; 34:5)라고 외쳤다. 아들이 죽었을 때는 큰 소리로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삼하 19:4). 특히 독자(獨子)가 죽었을 때의 통곡소리는 매우 애절하였다(렘 6:26; 암 8:10; 슥 12:10). 슬픈 감정의 표현으로 애곡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렘 9:18; 말 2:13). 애곡을 할 때에는 악기들이 동반되기도 하였는데, 피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렘 48:36; 마 9:23). 미쉬나는 아무리 초라한 장례식일지라도 2명의 피리 부는 자와 1명의 애곡하는 여인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죽은 자를 위한 애곡(ספד:哀曲)은 애도의식들 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애곡은 시신 앞에서 행해졌지만 무덤에 가는 도중과 무덤 주위에서도 행해졌다. 일반적으로 매장 후에도 계속되었다. 애곡이 있는 죽음은 축복된 인생을 살았다는 증거이며, 반대로 애곡이 없는 죽음은 저주받은 인생을 살았음을 의미한다.

유다 왕 시드기야는 평안한 죽음을 맞이했고, 백성들은 그를 위해 애곡을 하였다(렘 34:4-5). 하지만 여호야김 왕은 제대로 매장되지도 못했고, 그를 위한 애곡도 없었다(렘 8:2-3). 후에 그의 뼈들은 무덤 밖으로 파헤쳐졌으며, 해와 달과 별 아래에 놓이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무덤에서의 휴식”을 방해받은 것이다.

애가(קינה:哀歌)란 일반적으로는 직업적인 울음군이 죽은 자를 애도하면서 부르는 노래로 곡조와 운율이 있는 탄식조의 긴 노래를 말한다(겔 2:10; 암 8:10; 렘 9:10). 전문적으로 애가를 부르는 여자(남자)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노래하는 여자(남자)’(대하 35:25)로 칭해졌다. 구약은 죽은 개인을 위해 불렀던 몇 개의 유명한 애가를 간직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다윗이 지은 애가들이다.


다윗은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이 죽었을 때에 그들을 애도하며 슬픈 노래를 불렀다(삼하 1: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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