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되게 하심
사무엘상 10:9-12은 사울에게 임한 하나님의 영은 그에게 안팎으로 작용한다. 하나님은 그의 마음을 바꾸시고, 사울은 스스로를 낮추어 멸시받는 선지자들의 무리에 끼어드는데, 이들은 음악과 몸 기술로 함께 무아경에 빠진다. 조상의 이름이 길게 이어지는 사울(9:1-2)과는 반대로 이들은 출신이 변변찮은 사람들이었다(그들의 아비가 누구냐?). 성경의 여러 예언서에 그 말과 행적이 전해 내려오는 대 예언자들과 이들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암 7:14 참조). 11-12절의 속담은 ‘어떻게 고위층 인사가 이런 천민들 틈에 섞일 수 있는가?’를 뜻한다.
9절의 ‘새 마음’이란 히브리어 원문의 의미로는 ‘다른 마음’(레브 아헤르)을 주셨다는 뜻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울에게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되게 하셨다는 뜻이다. 10-12절은 사울이 다른 사람이 된 것을 예로 보여주는 것으로 사울은 예언자들 가운데 끼어서 예언을 하게 된다.
11절의 기스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사울을 멸시하는 것은 아니다. 기스는 매우 잘 알려져 있고, 매우 부유한 사람이었다. 따라서 기스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기스의 아들이 매우 놀랄만한 일을 하였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오히려 12절의 ‘그의 아버지가 누구냐?’라는 표현이 사울을 경멸하는 표현이다. 왜냐하면 다른 예언자들은 사울처럼 훌륭한 집 출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12절의 ‘사울도 선지자들 중에 있느냐’는 말의 기원에 대한 다른 설명은 사무엘상 19:24의 ‘그가 또 그의 옷을 벗고 사무엘 앞에서 예언을 하며 하루 밤낮을 벗은 몸으로 누웠더라 그러므로 속담에 이르기를 사울도 선지자 중에 있느냐 하니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15절에서 사울의 숙부는 사무엘이 사울과 함께 있던 자들에게 한 말을 고하라고 말하지만 그러나 16절에서 사울은 숙부에게 암나귀들을 찾은 것에 대하여 말하였지만 그러나 사무엘이 말하던 나라의 일은 말하지 않았다. 아마도 7절의 칠일 동안 기다리라는 사무엘의 말 때문으로 이해된다.
사무엘상 10:17-27은 미스바(Mizpah)에서 사울을 선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무엘은 백성들을 미스바에 모으고 하나님의 음성을 전달하면서 이스라엘의 왕을 택하였다고 선언하고, 백성들도 사무엘을 통하여 하나님이 선택한 사울을 왕으로 받아들인다.
19절에서 사무엘은 여전히 왕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은연 중 표현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개인 사울의 선택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무엘은 사울이 왕으로서 적합한 인물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18-19절에서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에 대하여 배은망덕한 자들임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왕이 필요할 때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거절하였기 때문이다.
사무엘상 10:22-24에 의하면 사울의 우뚝 솟은 키가 사무엘과 백성에게는 왕을 제대로 뽑았다는 표가 된다. 이것은 사람의 겉모습이 내면적인 태도를 드러낸다는 옛 사람들의 이해에 들어맞는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다윗을 뽑을 때는 거꾸로 된다(삼상 16:6-7). 사울이 짐보따리 사이에 숨어 있었다면, 이것은 사울의 겸손(9:21)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군 지휘관의 성격이 그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26절). 22절의 짐보따리로 번역된 히브리어 원문은 ‘켈림’으로 그 의미는 짐 보따리보다는 기구를 의미한다. 따라서 사울이 기구들 사이에 자신을 숨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울의 선택에 대한 반응이 27절에 기록되어 있다. 즉, 어떤 불량배는 이르되 이 사람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겠느냐 하고 멸시하며 예물을 바치지 아니하였으나 그는 잠잠하였다. ‘불량배’로 번역된 자들은 히브리어로 ‘브네이 블리야알’로 그 의미는 ‘악한 자들’이라는 뜻이다. 즉, 악한 자들은 사울의 구원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가 왕으로 선택된 것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왕에게 드리던 선물을 드리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