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서 있는 모습을 덕이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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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서 있는 모습을 덕이 있게
  • 승인 2009.04.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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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의 여덟 번째는 입용덕(立容德)이다. 서 있는 모습을 덕이 있게 하라는 것이다. 이 말을 각 사람이 처한 위치에서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라는 뜻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지향적 존재이다. 그래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공동체 속의 개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덕이 있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먼저, 자신의 일에 전문가적 식견을 가져야 한다. 각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과 소질에 따라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요즈음은 연봉이 직업의 선호도를 가름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원래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비록 남들의 눈에는 하찮게 보일지 모르지만 어떤 일이든지 나름대로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남들이 보기에 사소한 것이라고 해서, 각광을 받지 못하는 일이라고 해서, 소홀히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 일에 대해 자신보다 더 전문가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면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생기게 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일에 충실하되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경주마는 양쪽 눈을 가리개로 가린다고 한다. 옆과 뒤를 돌아보지 말고 자신이 달려갈 레인(lane)만을 질주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간혹, 우리 주변에 경주마와 같은 사람을 보곤 한다. 그는 자신의 일에는 어느 누구보다 전문가적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너무 자신에게 치우쳐 있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자신의 일에도 충실하되, 주위의 사람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당신이 아름다운 사람인 것이다.

셋째, 초심을 끝까지 이어가는 미련함을 가져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생들에게 한 말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는 두 가지를 강조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배고픔과 함께(stay hungry)` ‘미련함과 함께(stay foolish)’이다. 일을 하다보면 본질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처음 목표했던 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되고 변질되는 사례가 흔하게 일어난다.

이 때 초심으로 돌아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당장 눈앞에 이익이 보인다고 자신이 가졌던 비전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 초심을 이어가는 미련함, 뚝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인물 중에는 미련해 보일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켰던 인물이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진퇴를 잘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덕이 있게 서 있다는 것은 서 있을 자리와 물러설 자리를 아는 지혜에서 비롯된다. 우리 주변에 보면 많은 인물들이 욕심으로 인해 진퇴를 분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겨울에 얼음이 되었다가 봄이면 녹는 물처럼 진퇴를 아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 있는 모습이 덕이 있다는 말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라는 말씀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주님을 드러내는 크리스천의 모습을 그려본다.
                                                   
<한서대학교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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