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기운을 엄숙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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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기운을 엄숙히 하라
  • 승인 2009.03.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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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의 일곱 번째는 기용숙(氣容肅)이다. 기운을 엄숙히 하라는 뜻이다.

필자는 이 말의 뜻을 자신이 가진 기운을 적절히 조절하고 제어해야 함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드물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던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리더들을 보아왔다. 그 중에는 참으로 아까운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건만 자신을 제어하지 못해 중도에서 실족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이 실족한 원인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본질은 주위의 칭찬과 비난에 너무 집착함으로써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사람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들으려고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여론의 풍향을 살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주위의 평가에 둔감한 맷집과 배짱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노자는 리더를 네 단계로 분류하고 그 등급을 매겼다. 노자가 말하는 최상의 리더는 유지(有之)의 리더이다. 부하들이 리더가 있다는 것만 느끼게 하는 군주를 말한다. 간섭하지 않기에 부하들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으나 지도자의 생각과 능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는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그 다음이 예지(譽之)의 리더이다. 이는 칭찬받고 존경받는 리더를 말한다. 그러나 칭찬 속에는 독이 묻어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세 번째가 외지(畏之)의 리더이다. 모두가 벌벌 떨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리더를 말한다. 힘으로는 압도할지 모르나 조직의 창의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리더이다. 마지막이 모지(侮之)의 리더로서 부하들에게 무시당하는 최악의 리더를 말한다. 그러면서 노자는 유지(有之)의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신만이 똑똑하고 인자하며, 나의 기준이 반드시 옳다는 생각과 이익만을 위해 조직을 이끈다는 생각을 버리라. 욕심을 줄이고 소박함을 지키며 살아가는 태도를 가져라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주위의 평가에 민감하다. 리더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을 적절하게 다스리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내면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그릇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보면 이적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날에는 언제나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그 기도의 힘으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칭찬과 환호에 도취되지 않고, 당신이 메시아임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그 분의 사역을 완성하셨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시간은 기도의 시간이다. 이것이 기도가 필요한 또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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