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맛있는 레시피를 꺼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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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맛있는 레시피를 꺼내다
  • 최창민
  • 승인 2009.11.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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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덕교수의 ‘맛있는 성경 이야기’
일찍이 이렇게 ‘맛있는 성경 이야기’는 없었다. 창세기의 선악과부터 요한계시록의 생명나무 열매까지 성경을 먹고 마시는 음식으로 재구성했다. 사실상 성경의 중요한 사건마다 등장했던 음식들의 재발견이다. ‘맛있는 성경이야기’(강같은 평화)의 저자 유재덕교수(연세대 종교교육)는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집필하면서 “성경이 거대한 레시피와 같았다”고 말한다.

책은 성경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브라함이 사라를 시켜 천사들에게 대접하려고 급히 준비했던 빵과 양고기 케밥, 야곱이 형의 장자권과 맞바꿨던 붉은 죽, 하나님이 에스겔에게 만들어 먹으라고 지시했던 빵, 세례 요한과 함께 만드는 허니 케이크, 돌아온 탕자를 위해 준비했던 소고기 퐁듀, 갈릴리에서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먹었던 생선 스튜 등이 소개된다.

먹을 것에 대한 유혹이 초래한 인간의 타락, 성경에 얽힌 식탐, 일용할 양식과 이스라엘의 고단한 삶과 기쁨 등 성경의 인물과 음식, 사건이 저자의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함께 맛있는 성경 이야기로 풀어져 있다. 저자의 발품과 연구를 통해 얻어진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하다보면 어느새 성경 속 인물과 식탁을 함께하게 된다.

성경이 음식과 함께 시간을 초월해 다가오면서, 기존의 성경 읽기를 넘어서는 흥미로운 성경의 세계가 펼쳐진다. 책에서 소개되는 음식들은 저자의 아내가 레시피를 따라 직접 만들면서 찍은 생생한 사진과 함께 실렸다. 올컬러로 구성된 텍스트와 이국적인 음식사진이 어울려 시각적으로 침샘을 자극한다.

그 밖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경적인 식습관의 원리 ▲양념에 얽힌 재미있는 성경 속의 일화 ▲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는 돼지고기 전쟁과 역사 ▲안식일과 하누카, 초막절 등의 즐거운 축제 음식 이야기 등 비기독교인도 관심 갖고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들을 다뤘다.

“하나님이 음식과 관련해 기대하시는 것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요즘, 성경 속 음식문화를 접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와 성경 연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성경문화에 대한 지평을 확장시켜 온 유재덕교수. 그가 펴낸 ‘맛있는 성경이야기’는 신앙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한 단계 성숙한 신앙생활을 꿈꾸는 기독교인들에게 뜻 깊은 교양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천년 이전 고대 근동의 음식을 맛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교회의 성숙과 함께 성경의 폭넓은 이해에 기여하게 될 성경 음식 이야기. 시간의 간극을 넘어 먹고 마시는 것을 통찰하면서 성경이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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