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신뢰를 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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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신뢰를 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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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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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요즘 교계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교회에서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지난 해 기윤실에서 실시했던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대한민국은 한국교회에 대해서 철저히 외면하고 있고, 오히려 깊은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이 18.4%로 개신교인 비율인 18.3%를 겨우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조사에서 48.3%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데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사람들이 한국교회에 대해서 ‘보통이다’라는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명확히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심각한 상황은 우리 모두가 여러 가지 통로를 통해서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심각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전도가 안 된다는 것이다. 교회에 대한 반감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져서 사람들에게 교회가자는 소리를 전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회 다닌다는 소리를 하면 사람들은 좀 이상한 사람이라도 만난 듯 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느덧 교회는 상당히 구시대적인 조직으로 전락한 듯 한 느낌이 든다.

개신교회는 항상 시대를 앞서 왔고, 시대를 선도해 왔던 전통이 있었는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그러한 경향을 상실하고, 오히려 구시대적 산물로 보여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것은 단순히 문화적인 면이나 프로그램이 구시대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것은 너무 앞서 있어서 문제이다. 문제는 그러한 것이 아니라 종교기관으로서의 거룩함을 잃은데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사회는 종교기관에 바라는 것이 따로 있다. 그런데 교회는 그러한 종교기관 특유의 독특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서 바라는 바가 있는데 교회당에 들어서면 그러한 기대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다. 거룩함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마트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문제이다. 무엇인가 생동하는 활력은 느껴지는데 침잠하여 내려갈 수 있는 거룩함은 찾을 수가 없다.

설교를 들어도 텔레비전에서 보는 연예인과 다를 바가 없다. 개그맨들과 경쟁하는 듯한 목사님들의 설교는 개그프로를 보고난 후에 느끼는 허탈함을 느끼게 한다. 하늘의 이야기를 듣고자 왔는데 땅의 이야기도 아주 낮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듣게 되는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너무 많다. 시사프로그램이나 토론프로그램에서나 이루어져야할 이야기들이 강단을 통해 선포되어지면 많은 성도들은 절망감을 느낀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려고 그 귀중한 시간을 내어서 그곳을 찾은 것은 아닌데.

이러한 기대는 사회에서도 똑같이 경험되어진다. 좀 떨어진 곳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교회가 어느덧 자신들의 곁에서 훈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훈수나 두면 다행이고 같은 돈을 가지고 자신들과 경쟁하고 있으면 교회가 아니라 내 밥그릇 뺏어가는 경쟁자인 것이다. 거기다 자기 동네에서 제일 번듯한 건물로 교회당을 지어 놓으면 더욱 그 뱃속이 아릴 수밖에 없다. 도대체 교회가 무엇으로 저렇게 돈을 벌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교회가 어떠한 봉사와 수고를 하여도 감동을 줄 수가 없다. 정말 교회가 하고 있는 그 많은 노력들이 그냥 자기들 이익을 챙기려는 요란함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분명 우리에게는 억울함이고 안타까움이지만 현실이 그런 것을 어쩔 수가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봉사와 수고보다도 먼저 이 사회에 어떠한 감동을 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다. 그것은 우리의 진실을 전할 수 통로를 찾는 것이고 사람들에게 통하는 감동의 코드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 길을 찾을 때 교회가 이 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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