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제일교회의 이같은 봉사활동은 아쉽게도 한국 교회 전반적인 현상이 아니다. 70~80년대에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이같은 노력봉사가 왜 최근들어 갑자기 수그러드는 것일까. 한국교회언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ꡒ교회수가 많아지고 대형화 추세로 변하면서 교회들의 나눔 형태도 변화를 겪은 것 같다ꡓ고 진단했다.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Y교회는 중형급 교회로 성도들이 장학금을 모아 중․고등학생들을 지원하곤 한다. 그러나 인근지역 불우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Y교회 교인 중에서 대상을 선정한다는 것이 문제. 스스로 모은 기금을 스스로 소비하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ꡐ교회의 집단이기주의ꡑ라고 우려한다. 물론 교회라고 해서 불우 이웃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회도 나눔공동체이니 만큼 서로 나누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이유는 나눔이 ꡐ소유의 개념ꡑ으로 변질된다는 데 있다. 나눔은 소유를 포기한다는 실천개념이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의 절대명령이라기 보다 말씀을 나누어야 한다는 정신에 기초한다. 하나님도 ꡐ자신ꡑ을 인류 구원이라는 목적을 위해 스스로를 나누었다고 하면, 교회 역시 스스로를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것이 복음적인 삶의 질서다. 하지만 최근 교회의 나눔형태는 ꡐ안에서ꡑ만 이루어지고 ꡐ밖에서ꡑ는 이루어지지 않는 매우 이기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상록보육원의 한 관계자의 말. ꡒ교회가 후원한다든지 자원봉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매년 접수되는 후원은 개인이나 직장신우회가 대부분이지요. 최근에는 송년회비를 절약하고 회식비를 모은 지원금을 교보생명의 한팀이 전달해줬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기부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자원봉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주로 성당에서 오십니다. 서초성당․반포성당에서 줄곧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목욕도 시켜주고 빨래도 하고 청소 등 갖가지 일을 하십니다. 급한 일 때문에 연락하면 언제라도 달려와 도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ꡓ. 교회에서 집사로 봉사한다는 이 관계자는 교회 차원에서 지원하는 곳은 주로 그 교회가 운영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이루어 진다며 대부분 시설들이 비슷한 형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절기인 12월에서 2월까지 비용지출이 가장 큰 시기라고 하면서 ꡒ월 3백에서 3백50만원은 있어야 비교적 따뜻한 생활을 할 수 있다ꡓ고 말했다. 교인 3백 명 이상인 교회를 흔히 자립 교회라고 한다. 이들이 월 1천원씩만 모아도 보육원에서는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몇몇 교회만 연합하면 어려운 이웃을 의외로 쉽게 도울 수 있는 것이다.
나눔은 그래서 ꡐ연합ꡑ, ꡐ일치ꡑ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연합과 일치는 사실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다. ꡐ무엇을 할 것인가ꡑ가 중요하다. 지금 한국 교회는 어려운 이웃을 향한 나눔실천을 더 발전시켜야 할 과제에 직면해 있다. 다른 종단은 자발적인 봉사가 수시로 이루어지는데 교회는 추수감사절 때 과일 몇 개만 전달하는데 만족하는 형편이다.
나눔은 일치와 연합을 수반하고, 경쟁관계에 있던 교회 사이의 선교과열도 정상적으로 치유하는 힘이 있다. 생각을 건전하게 하고 신앙에 운동력을 준다. 안정적인 목회와 자연적인 성장을 가져온다. 그래서 성경은 ꡐ오병이어 사건ꡑ을 ꡐ기적ꡑ이라고 증언한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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