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난해 이 위원회가 개도국에만 지원한 금액은 3백37만 달러. 모금을 통해 이루어진 나눔치고는 적지 않은 액수다.
이제 한국 교회의 상황을 짚어보자. 사실 교단마다 불우이웃돕기에 매년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는 있지만 어디에 집중적으로 사용됐는지 제대로 된 통계를 낼 수 없는 실정이다. 교단마다 지원내역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교단 안에서도 교회마다 다른 기관을 창구로 쓰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기독교는 다른 종단에 비해 이른바 기부행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종교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복지재단은 전체 종단 중 기독교가 차지하는 기부 비율을 29%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철희 교수도 개인 연구논문에서 41%로 집계했다. 비율은 다르지만 타종교에 비해 기독교가 나눔운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는 데는 생각이 같다.
이렇게 높은 기부행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교회가 나눔운동에 인색하다는 오명을 받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앞서 예로 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혹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같은 조직단체는, 나눔이 필요한 대상을 정확한 데이터로 제시해 기부행위에 참여할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루트로 홍보마케팅을 전개해 기부자들에게 단체에 대한 신뢰도를 주는 데 역점을 둔다. 실제로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기부받는 기관의 사회적 평판이 기부금에 영향을 준다(28%)는 보고가 있으며, 기부프로그램의 내용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46%)으로 돼 있다. 이는 한국 교회가 대사회적인 신뢰도 회복 그리고 기부프로그램의 다양화를 재촉해야할 상황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직 모금.헌금에 대해 정확한 정책을 수립 조차하지 못하는 기독교의 나눔운동은, 아쉽게도 주먹구구식이라고밖에 달리할 표현이 없다. 그마나 최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전개하는 '쌀 한 포대 모으기운동'은 시기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농촌 교회와 북한동포.불우이웃을 돕는 이 운동은 내년 1월 말까지를 기한으로 3억 원(약6천 포대)이 목표다.
기독교의 나눔운동은, 다른 종단이 그런 것처럼 '사랑의 실천.믿음의 실천'이라는 커다란 범위 안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헌금을 하고 나누려는 심리가 이미 준비된 사람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않된다. 강철희 교수(이대 사회복지학)는 '한국 모금문화의 현재와 선진화 과제'라는 연구논문에서 기부에 참여한 사람들 중 "81.5%가 타인을 그저 돕고 싶은 마음에서 참여했으며 사랑의 전화 조사에서도 65%가 이런 동기에서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민간분야의 기부행위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이라며 "일반 개인의 저변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교는 민간부분의 가장 큰 영역이다. 민간분야의 나눔운동은 기독교의 정책수립 여부에 따라 활성화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같은 나눔운동이 결국 영성부흥과 복음전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만큼 홍보마케팅과 전략수립은 또 다른 형태의 선교가 되는 것이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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