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하나돼 죄를 회개하고 용서 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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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하나돼 죄를 회개하고 용서 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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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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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교수<전, 합동신학대학원>


한국 교회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우리는 한국교회의 공과와 장단점을 보게 된다. 이 땅에 보내온 선교사들을 통하여 복음을 받은 초기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와 문화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으며, 부흥을 경험하고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 많은 복음의 사역자들과 헌신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있어서 세계선교를 위하여 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자부한다.

그러나 한편 한국교회가 많은 부정적인 요소들을 갖게 된 점을 인정하고 부끄럽게 여긴다. 교회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극심한 교회 분열, 분열로 인하여 초래된 교단간의 경쟁, 부실한 신학교육, 도덕성의 결여, 이단들의 준동, 사회봉사와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점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는 한국교회가 겪은 신사참배라는 가장 큰 시련과 그 시련에 승리하지 못하고 죄를 범한 역사를 우리는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 참으로 죄송하고 부끄러운 죄과이다. 신사참배를 한 일도 잘못이지만 해방 이후 모두가 한 마음으로 참회하지 않은 것은 더 큰 잘못이다.

한국 장로교회 최초의 분열은 해방 후 신사참배 회개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회개에 참여하는 교회들은 소수였고 신사참배 회개에 미온적이거나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들을 따르는 교회들이 다수였다. 회개운동을 주창한 고려파가 장로회 총회로부터 축출되어 1952년 교단을 형성하였고, 그 후 1953년에 기장의 분열이 있었으며, 남은 큰 교단은 1959년에 백중지세의 통합과 합동으로 분열되었다.

오랜 세월을 지낸 오늘에 와서 신사참배 회개 문제는 망각되어 가는 주제가 된 것 같다. 교단 교회들이 순교자의 업적을 기리는 것을 보면 마치 모두가 신사참배를 이미 공적으로 회개 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그런가 하면 회개하는 일에 참여하고 이를 주창했던 고신 교단 사람들 중에는 유감스럽게도 자신들의 교단의 정체성이 신사참배를 반대한 데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그런데도 근래에 이르러 신사참배가 교회 분열의 원천임을 인식하고 여러 기관들이 역사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참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오늘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기독교 기관들과 지도자들이 장로교 총회 신사참배 가결 70년의 역사를 회고하며 참회하고 통일을 위하여 기도하는 모임을 갖는 의미는 신사참배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계명을 거역하고 우상숭배를 범함으로써 하나님을 저버린 죄임을 모두 함께 인식하는 가운데, 분열과 대치의 역사를 뒤로하고, 뒤늦게나마 새롭게 한마음으로 살아계신 하나님께 한국 교회가 범한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빌자는 데 있다.

교회의 정체성은 교회의 덩치나 외적인 기구가 아니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이다. 그것이 곧 종교개혁자들의 교회관이고 정신이었다. 교회는 전통적인 신앙고백을 따라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의 교회다운 교회로 성장해 가야 한다.

회개에 인색하면 용서에도 인색할 수밖에 없다. 회개와 용서가 없고 화해와 관용이 없는 교회, 사랑이 결여된 교회는 건전한 교회일 수 없다. 한국 교회가 무분별하게 분열하게 된 중요한 요인은 분리주의적인 교회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마땅히 했어야 할 회개를 건너뜀으로 말미암아 용서와 관용이 없는 교회가 되다보니까 결국 오늘과 같이 교회가 하나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회개와 속죄, 하나님과의 화해와 그로 인한 사람들 간의 사죄와 용서는 기독교 진리의 특이함이요 가장 중심 되는 교리이다.

우리 교회의 과거 참회는 정치계에서 하듯이 누구를 고발하거나 어려운 시대를 산 선배들을 정죄하여 매장하는 그런 것일 수는 없다. 우리의 참회는 우리의 역사를 옳게 보고 우리의 죄책을 바로 깨달아 하나님께 용서를 빌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하나 됨을 지향하는 참회요 교회가 주님의 교회임을 회복하는 참회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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