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에 ‘친구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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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에 ‘친구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요
  • 이현주
  • 승인 2008.07.30 17: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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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을 위한 유아다례 프로그램 개발한 서은주 교수

 

성신여대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통해 실험 결과 공개

‘다례’를 통해 예절과 바른 품성, 책임감 등 배울 수 있어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은 동일하다. 혹여 내 아이가 폭력적이거나 산만해지진 않을까, 사회성이 부족하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된다.

가뜩이나 외둥이로 태어나거나 형제가 적어 남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면서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모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인성교육에 머문다. 관심을 갖는 것은 인성교육.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존중할 줄 아는 예의바른 아이를 키우는 것이 우선적으로 강조되는 것이다.

최근 성신여대 대학원 가족문화 소비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유아다례연구소장 서은주교수(사진)는 ‘다례’를 통해 아이들의 인성을 바로 세우는 새로운 교육 아이템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흔히 ‘다도’나 ‘다례’는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례’를 접하고 자란 아이들은 예절과 바른 품성, 타인을 배려하는 어진 마음을 갖게 된다고 서교수는 강조했다.

이미 오랜 시간 유치원 등에서 유아다례 프로그램을 보급해온 서은주교수는 이번 논문을 위해 2007년 8월부터 12월까지 8주간 서울시에 위치한 한 유치원에서 만 4세와 5세를 대상으로 유아다례의 효과 검증작업을 진행했다.

전인적 자아 존중과 인내심, 배려행동, 책임감, 창조적 탐구능력 등 5가지 구성요인으로 다례교육프로그램을 완성한 서교수는 “관찰 결과 예상보다 훨씬 효과적인 교육적 결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까지 절대적인 호응 속에 아이들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매사에 서툴고 주의 산만한 유아기의 아이들이 과연 다례를 할 수 있을까. 호기심도 잠시, 아이들은 다례 수업을 통해 누군가를 대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됐다.


다례교육은 말 그대로 차를 마시며 예절을 배우는 교육이다.


# 다례교육 엿보기

한 유치원에서 실시된 다례교육 시간. 아이들을 국악이 잔잔히 흐르는 예절실에 들어서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교사가 먼저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아이들은 교사에게 “안녕하세요”라며 목례를 하고 두 손을 씻고 수건으로 닦는다. 서교수는 “손을 씻음은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예절실에 들어온 아이들은 마주보고 서서 다른 친구들이 들어올 때까지 방석을 밟지 않고 기다린다. 모두 입실이 완료되면 아이들은 평절을 한 뒤 주인역할을 하는 친구가 먼저 차를 대접하게 된다.

이 때 손님 역할 친구는 “차 맛이 훌륭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주인역할 친구는 “아직 부족합니다”라고 겸손히 대답한다.

차를 다 마시고 난후 아이들은 다기의 느낌, 차의 맛, 향 등을 이야기 하며 오감교육을 받는다.

서교수는 “공수법과 차맛을 보는 시간, 인사 등을 통해 유아들이 자신을 스스로 소중히 생각하게 되고 참는 마음을 가지며 인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또 손님을 대접하는 역할놀이를 통해 남을 배려하고 책임지며 끝까지 도리를 다하는 것도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항상되는 것이다.

유아들에게 낯선 다기와 차향, 다식 등을 통해서는 호기심을 느낀대로 표현함으로써 탐구적이고 실험적인 태도로 창의성을 발견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인성교육이 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례교육의 효과

실제로 8주간 관찰한 유아다례교육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나왔을까.

한 유치원 교사는 “다례 수업을 통해 두 손으로 차를 마시는 경험을 한 아이들이 자신의 몸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교사는 “다식을 먹으며 우리 문화에 대한 지식을 심어줄 수 있었고 자긍심을 길러준 것 같다”며 흡족함을 표시했다.

놀라운 변화는 아이들에게 먼저 나타났다. 한 교사는 “다례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복도와 교실, 계단에서 뛰지 않고 스스로 예쁜 행동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돌아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교육적 성과를 보인 것이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수업 중 학부모 참여를 통해 유아다례의 중요성을 보여준 시간, 엄마들은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스스로 절제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좋다며 다례교육에 공감을 표했다.

한 학부모는 “자연스레 예절도 몸에 배고 차분한 인성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증언했다. 누군가를 대접하는 주인역할을 통해 아이들은 양보를 배우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서은주교수는 “유아 다례는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며 “앞으로 2~3세 유아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서울 및 경기도 주요 유치원에서 유아다례를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도입하고 있어 이미 검증된 다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모든 것이 빨리 빨리 재촉받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유아다례는 꼭 필요한 인성교육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서은주교수의 이번 논문은 유아다례의 교육적 효과를 확실히 입증하고 체계적인 5단계 구성을 마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차 한잔으로 아이들이 두 손을 모으고 인사하는 예절을 배우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배려를 배우며 다양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아다례는 충분히 성공적이다.

서교수는 “유치원뿐 아니라 교회학교 프로그램에도 ‘다례’를 도입해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의 소중함과 내 몸의 소중함,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직접 체험하길 바란다”며 “모든 것을 서두르는 속도경쟁의 사회에서 한 가지라도 제대로 배우고 익혀 참된 인성을 품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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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진순 2010-11-05 02:38:38
교육방법을 재우고 싶고 미국에도 알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 주세요
교수님의 연락처나 방법을 알고 싶답니다. 교수님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나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알려주시면 고맙겠급니다

탁진순 2010-11-05 02:35:58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살고 있는 교육의 관심이 많은 사람중 한 사람입니다. 제가 CTS 제가 매일 기쁘게 방송을 통해 교수님을 뵙게 되었는데 너무 감명을 받았고 저역시 한국인의 예의범절에 대해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미국에 살고 있다보니 우리 한국어린이들의 주체성을 잊어버리고 부모님들 역시 한국인의 긍지를 저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참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