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개오의 노래 들려주는 ‘난가수’ 이정근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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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개오의 노래 들려주는 ‘난가수’ 이정근성도
  • 표성중
  • 승인 2008.07.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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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노래가 되는 그 날에 하늘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어려웠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성장통으로 딛고 꿈을 이룬 난가수(I`m a Singer) 이정근성도. 서른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인 그가 그동안 힘들게 걸어왔던 삶의 조각들을 노래로 만들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내 속의 깊고 깊은 외로움 … 가진 것 많아도 인정받지 못한 쓸쓸한 내 인생아 높다란 뽕나무 끝까지 있는 힘을 다해 올라갔네 … 내가 주님을 알기 전부터 이미 나를 알고 계셨던 그 분 … 그 음성으로 사랑을 느낄 수 있네’.

그만의 정체성과 일상적인 삶이 담겨 있는 ‘삭개오의 노래’라는 음반은 지극히 작은 자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감사한 마음으로 노래하며, 듣는 이들에게 고통도 절망도 모두 담담하게 이겨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평범한 이웃들의 고민과 아파하고 넘어지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위로를 주는 가사가 담겨있는 그의 노래는 꽤 굴곡있는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담백하다.

막 나온 앨범에 사인을 하고 건네주는 그의 손길과 선량하고 꾸밈없어 보이는 큰 눈망울, 느리고 찬찬한 말투 속에서 느껴지는 그의 겸손함에서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신앙심을 엿볼 수 있다.

“제 노래에는 화려함이 없습니다. 사실 음악적으로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부끄럽고 수준이 높지 않지만 수준과 음악적 깊이를 떠나 평범한 사람이 꿈을 잃지 않고 노래하는 모습을 하나님과 성도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그의 노래는 애잔하기도 하고, 밝고,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제가 듣고 자란 음악들은 어둡고 축축한 언더그라운드 음악이었습니다. 하지만 음반을 준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보여주셨던 것은 재미있고 밝은 것들이었습니다. 제 삶의 내용이 비록 묵직했을지라도 음악의 옷을 입혔을 때는 밝고 웃을 수 있는 음악을 주신 것 같습니다.”

희망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난가수 이정근성도. 그는 희망을 노래한다. 묵묵하게 하나님의 길을 걸어가면서 누구나 찾을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하나님의 작은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단돈 100원에도 행복해 할 수 있는 삶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가운데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을 누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세상의 것으로 채워줄 수 없지만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만족감 그것을 노래로 나누고 싶습니다.”

그는 단순히 노래를 좋아해서, 음악이 좋아서 가수가 된 것이 아니다. 녹록치 않았던 삶이 그에게 던져준 물음 속에 발견한 것은 바로 잃어버린 꿈이었다. 그 꿈을 예수님을 통해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유년시절의 섬마을 완도. 화장실 없는 단칸 초가집에서 부모님과 육남매가 함께 살며 꿈을 꿀 수조차 없는 빈곤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친구 하나 없고 늘 주눅이 들어 있는 깡마른 시골소년이었다.

그는 다른 아이들이 쉽게 가질 수 있었던 스케치북, 크레파스, 원고지, 실내화 등 무엇 하나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 언제나 친구들에게 빌려서 사용했을 정도로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다. “집에 쌀이 없어서 굶을 수는 있었지만 아이들과 삶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것이 상처로,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거의 없었고, 친구들로부터 왕따나 벙어리 취급을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자신의 존재감마저 찾을 수 없었던 그는 늘 가난하고 모자란 아이로 살아왔다. 당시 집안 살림은 너무 어려웠다. 삶의 무게는 그의 아버지를 술독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후 생활고 때문에 1983년 가족들 전부가 서울로 올라왔다.

하지만 생활을 나아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듬해 간경화로 세상을 떠나셨고, 어머니 혼자 6남매를 키워야 했다.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었다. 형들마저도 술에 빠져 살면서 가정을 돌보지 않았고, 자신과 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저에겐 아직도 두려움이 있어요.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온 형들의 발자국소리, 고함 소리, 유리창 깨는 소리는 동생들과 저를 너무 두렵게 만들었죠. 그 때문에 여동생은 세상과 담을 쌓게 되었고, 저 또한 그런 삶이 계속되다 보니 학업에 전념할 수 없었습니다.”

음악은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

이렇듯 고통의 연속적인 삶 가운데 처해있던 그에게 음악은 위안을 주었다. 중학교 시절에 친구들 따라 처음 교회에 발을 딛게 되었고, 그때부터 혼자 골방에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음악은 저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하나님께서 그때 저에게 주신 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낼 힘을 주신 것이죠. 하나님께서 음악을 통해 방황이나 방탕의 길로 빠지지 않도록 만들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불쌍히 여겨주셨던 것 같다고 고백하는 난가수 이정근성도. 음악은 그의 마음의 한 구석, 조그만 그의 삶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가느다란 희망을 빛을 건네주었다.

특히 찬송가 470장 ‘내 평생에 가는 길’은 힘든 상황가운데 처해있는 그에게 평안함을 주었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 저 마귀는 우리를 삼키려고 입 벌리고 달려와도 주 예수는 우리의 대장 되니 … 내영혼 평안해 내영혼 내영혼 평안해, 이 찬송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정말 어떤 상황에서도 제 영혼에 평안함을 주었습니다. 폭풍 속에서도 주무셨던 예수님의 평안함 같은 것이었죠.”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질적으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갔다.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군대 제대 이후에 음반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이후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 삶의 탄탄대로를 달리면서 그의 가정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 나갔다.

그의 삶 가운데로 다가오신 주님

그런데 이때 하나님은 그에게 살포시 다가왔다. “2006년이었습니다. ‘팔복’의 정신을 영상, 사진, 글, 음악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하는 사역을 하고 있는 버드나무의 김우현 감독님과 김도현(CCM 사역자) 형이 저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하나님께서 주신 길을 걸어가라고 권면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선뜻 결정하기엔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가 그동안 쌓아올린 경력도 있고, 여전히 집안에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가장으로서의 삶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미국으로 선교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비자가 너무 쉽게 나오는 거에요. 면접관이 서류도 안보고 그냥 잘 다녀오라고 하는 겁니다. 너무 신기했죠. 그때 하나님의 이끌림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사직서를 내고 선교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진정한 자유함과 역경을 꿈으로 이겨낼 힘과 지혜를 경험했다. “어느 집사님 댁에서 기도모임을 하던 중이었는데, 제 삶을 위한 기도도 아니었고, 단순히 미국의 현지 상황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는데 계속 눈물이 흐르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삶의 짐들과 세상에 기대려 했던 모든 마음들을 내려놓도록 만드셨습니다.”

이후 그의 모든 삶의 우선순위나 기준은 하나님 중심으로 바뀌었다. “하나님 나라를 꿈꿨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어릴 적 취미삼아 했던 노래와 연주들이 생각나게 됐죠. 내가 하나님을 위한 일이 바로 음악이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 깨닫게 됐습니다.”

하늘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점차적으로 강하게 다가오셔서 세상을 향해 남아있던 작은 미련마저도 완전히 버리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판단을 유보했던 것들을 모두 결정했다. 이후부터 그는 사역을 위한 노래 가사를 적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삶을 정리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적극적인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옷깃을 잡았을 때 모든 계획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짙은 안개 속에 있었던 삶들이 명확하게 보이게 됐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음반을 준비한 그에게 하나님은 언제나 함께 해 주셨다. “정말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채워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규칙적인 수입도 없고 남에게 손 벌리는 것도 아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때마다 필요에 따라 채워주셨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만을 잊지 않으면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난가수 이정근성도. 그래서 행복을 노래하고 싶다고,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사람들은 성공을 말하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닙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삶은 모두 다릅니다. 때문에 자신만의 행복지수, 만족지수를 찾으면 됩니다. 좋은 차를 타지 않아도, 좋은 집에 살지 않아도,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시는 삶의 색깔이나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곧 행복으로 찾아옵니다.”

오는 8월 초 첫 음반 쇼케이스 발표회를 갖고, 11일부터 16일까지 해남부터 제주도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빈곤 아이들을 돕기 위한 ‘동네작은음악회’를 갖는다. 그와 비슷한 유년시절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희망의 메신저의 삶을 출발하는 것이다.

“어렵고 힘들게 자라왔던 제가 성공을 노래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저에게 보여주셨던 사랑을 소개하고 힘든 삶 가운데서도 자신의 위치에서 얻어질 수 있는 행복지수들을 아이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전문적인 가수보다는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노래를 만들고, 그들과 늘 같은 장소에서 머물고 싶다는 난가수 이정근성도. 자신의 삶이 노래가 되는 그 날에 하늘을 노래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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