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공회, 동성애ㆍ여성주교 문제 등 심각한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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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성공회, 동성애ㆍ여성주교 문제 등 심각한 대립
  • 정재용
  • 승인 2008.07.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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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주기의 람베스회의 시작, 4일까지 영국 켄터베리 성당

세계성공회가 10년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람베스회의’가 지난 16일 영국 켄터베리 대성당에서 시작됐다. 오는 8월 4일까지 열리게 되는 이번 회의에는 670여명의 세계 각국의 성공회 주교들이 모여 동성애문제와 여성주교문제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평화문제 등을 다루게 된다.

특히, 이번 람베스 회의에서는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동성애문제와 여성주교 임명에 대한 반대파 보수권 주교 200여명이 참석을 거부해 적잖은 마찰도 예고되고 있다. 보수권 주교 대부분은 아프리카 지역의 주교들로 이들은 “동성애 성직자를 인정한다면 성공회 탈퇴는 물론 로마 카톨릭으로 복귀하겠다”는 강경론까지 내비치고 있어 성공회의 양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옛 식민지 아프리카의 반란’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슬람의 근본주의자들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보수적인 색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빈국의 주교들이 성공회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영국과 서부의 부국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의 주장을 옛 식민지의 분노의 목소리로만 생각하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아프리카 성공회가 세계 성공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6월 23일 300여명의 주교들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보수권의 세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003년 성공회의 첫 동성애 주교로 임명받은 미국 뉴햄프셔 교구 진 로빈스 주교는 이번 람베스 회의에 참석을 거부당했고 보수권의 세력을 인정하는 희생양이 됐다.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목소리들도 높다. 대한성공회는 이번 회의 기간 동안 ‘평화콘서트’를 여는 등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세계성공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토픽세션에서는 한반도의 분단으로 인한 비참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알리고 이것을 의제로 채택해 공론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회의에 참석한 박경조주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며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이번 람베스회의에서 구체적이 결의가 이뤄지고 세계성공회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성명이라도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또 21일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포럼’에서는 세계성공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성공회 주교 대표가 우리나라의 식민지배에 대한 죄책 고백과 한반도 분단의 원인이 일본에 있었다는 내용을 포함한 평화의 기도를 드려 관심을 모았다. 이는 지난 5월 일본성공회 주교회의에서 결의된 것으로 일본성공회 주교들이 대한성공회 어머니 연합성가대와 평화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진정한 화합을 위한 노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한편, 세계 성공회 주교들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켄터베리 람베스궁까지 ‘지구촌의 빈곤 퇴치’를 위한 가두행진을 벌이고, 2015년까지 전 세계 빈곤층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지난 2000년에 결의한 ‘밀레니엄 개발목표’를 적극적으로 이행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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