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중> /북한 식량난 실태와 한국교회의 북한 지원 긴급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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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중> /북한 식량난 실태와 한국교회의 북한 지원 긴급점검
  • 현승미
  • 승인 2008.07.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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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각 교단 및 단체의 북한지원 현황
 

특정지역·단체에 국한돼…적극적 지원 통로 아쉬워

 

 

1997년 북한의 대규모 아사사태 이후 한국정부와 한국교회는 해외언론을 통해 공개된, 굶주려 뼈만 앙상한 북한 아이들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앞다투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쌀이 전해졌고, 아이들의 분유가 전해졌다. 특히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으로 북한과의 화해모드가 급물살을 탔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의 지원도 이어졌고, 한국교회 역시 한민족의 고통과 어려움을 알리며 각 교단, 단체에서 도움의 손길이 전해졌다. 노무현정부 역시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받아 대북지원을 지속했다. 미국의 ‘악의 축’ 발언과 함께 대북지원의 중단됐을 당시에도 우리나라의 지원은 계속됐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간의 화해모드는 급격하게 경색됐다. 2000년대 들어 매년 40만~50만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해 온 남한은 이명박정부 들어 식량·비료 지원을 중단했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중단되자, 인도주의적 사업도 모두 미뤄졌다. 그동안 급물살을 탔던 남북이산가족 상봉도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북한의 2007년 곡물 생산량은 2006년도 대비 50여 만 톤이 감소했다. 특히, 주식인 쌀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러한 원인은 두 차례 발생한 홍수, 가뭄에 따른 흉작으로 비료 공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곡물가 상승으로 중국 수출 억제와 남한 지원 중단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 올 해 북한은 최소 119만 톤에서 최대 271만 톤의 곡물 부족이 예상된다. 1인당 최소 곡물 소요량을 167kg으로 환산할 경우, 이는 무려 713만 명에 해당하는 식량 규모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식량 지원이 시급해졌다. 그러나 정부에서 민간단체들에게 지원되던 예산이 사라지자, 민간단체들도 모금액이나 해당물품을 조달하는 데 애를 먹게 됐다. 그러나 물질적 부족보다 더 시급한 것은 북측과의 대화의 단절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교회 역시 북한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독교한국장로회 여신도회는 올해 80주년 기념으로 탁아소설립 등 북한어린이여성 돕기 기금을 마련해 둔 상태다. 또한 2004년부터 함흥지방에서 직접 재배한 황태를 가져다 판매해 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7월 중에는 1,800가구가 모여 있는 고성군 온정리에 7,200만원 상당의 쌀을 보내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북측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쌀 전달 시기를 11월로 미루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교단차원에서도 다르지 않다. NCC, CCA를 비롯한 해외교회들이 참여한 ‘2006년 동북아시아 국가 심포지엄’에서 장기적 지원을 위해 긴급구호차원을 넘어 사회개발지원을 결의했다.


이후 2007년 첫 회의에 참석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이 같은 결의에 찬성했고,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린 2차 회의를 통해 정식명칭을 ‘한반도 평화정착과 사회개발을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으로 정하고, 북한 대안 에너지 지원 문제 등을 위해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다. 특히 조그련이 운영하고 있는 국수, 빵 공장, 채소 온실 등에 부족한 자재, 에너지, 자금 문제들을 돕기로 하는 등 좀 더 체계를 갖추는 듯 했다.


그러나 2차 독일회의에서 오는 8월~9월 중 평양에서 함께 하기로 협의됐던 남북기도회가 조그련측의 발뺌으로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와관련 기장 평화통일위원회 현선도목사는 “정부가 바뀌면서 정부차원의 지원이 끊기고 경색되면서 민간차원도 영향을 받았다”며, “작년 10월 중 북한측의 초청으로 총회 임원이 방북한 것을 마지막으로 올해는 단 한 차례도 현지 사업장을 방문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난징에서 개최된 3차회의에 조그련대표로 참석한 해외 담당 실무자는 “이명박정부의 정책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통일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예장 합동 역시 산하 남북교류협의회를 통해 평양 봉수 빵 공장을 세우고, 지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특성상 실제로 지원되는 현황을 확인할 수 없어 일방적으로 북한측 통로를 일방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예장 통합의 경우 사실상 올해 들어 생필품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표면적으로는 오는 15일 헌당예배를 드리게 되는 봉수교회 짓는데 모든 역량을 모은 탓에 이중, 삼중고의 지원이 어려웠다는 이유다.


지난해 실질적인 한국교회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통해 1억원 상당의 콩기름을 비롯해 밀가루, 분유 등을 보낸바 있다.


그러나 통합측 역시 올해 들어 교단의 공식적인 북한 방문이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교단 공식 입장은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그 때 그 때 모금을 통해 북한을 돕겠다는 정도다.


그나마 기독교대한감리교 서부연회의 경우 꾸준히 북한지원을 해오고 있다. 1997년 의약품, 자전거, 도로포장용 아스팔트 원료에서부터 시작해 봉수 빵공장, 기계설비, 밀가루, 빵 운반 차량, 여성용품, 어린이 분유 등 조그련을 통해 지원을 해왔다. 올해 역시 2월에는 빵공장에 필요한 기자재와 밀가루 지원을 하는 등 지난 5월에는 한국교회 교단 중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의 특성상 종교단체의 루트가 조그련에 한정돼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교단이 같은 지역에 같은 종류의 공장을 세우고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한 북한 내 조그련의 위치가 약해질 경우 그 파장은 고스란히 한국교회로 돌아오고 있다. 이명박정부의 북한지원이 막히자, 조그련측도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한 관계자는 조심스레 이야기를 전했다. 그 가운데 각 교단들의 북한 지원마저도 난항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나마 민경련, 민화협 등을 북측의 연결통로로 사용하던 남북나눔운동 등의 단체가 경제교류관련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북한 어린이 성장 발육을 위한 젖병, 옷 보내기, 농촌주택 짓기, 유치원, 탁아소 짓기 등을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굿네이버스의 경우도 지난달 18일 북한측에 1억원 상당의 식량 지원과 함께 남포 와우도에 병원을 세우는 등 지속적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제는 한국교회도 북한과의 소통을 위한 또 다른 통로를 모색해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화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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