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 - 부모를 공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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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 부모를 공경하라
  • 현승미
  • 승인 2008.05.1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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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배움·만남의 자리 마련해 기회 제공
▲ 사진은 한 방송사 노인학대 프로그램 화면으로 이런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노령인구 증가하는데 반해 일자리 턱 없이 부족

교회 내 노인 교육·복지 사업 확대로 껴안아야


5월은 가정의 달이다. 20세기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핵가족화와 경제의 위기는 가정해체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이혼율 2위라는 불명예를 얻어야만 했고, 그만큼 한부모 밑에서 홀로 자라거나 버려지는 아이들도 증가했다. 늙고 나이든 부모 역시 서로 떠넘기기 바쁘다. 정부에서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을 제정해 지키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의미가 퇴색돼 버린지 오래다. 각 교회나 단체들 역시 어린이 주일, 어버이 주일에 부부의 날까지 제정하고 성경적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려 하지만, 웬일인지 연일 가족해체설이 사회를 들끓고 있다. 이에 아동부터 노인까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처한 문제점을 진단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달 12일 모 방송사에서 부모의 재산을 가로채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외국 땅에 부모를 버린 이야기가 방영됐다. 이른바 ‘해외판 고려장’ 사건이었다.


최씨부부는 2004년 5월 영주권을 받아 캐나다에서 함께 생활하자는 두 딸들의 제안에 한국의 전 재산을 정리하고 캐나다에 갔지만 딸들에게 버림받았다. 큰 딸은 자신이 부모님을 모실 것이라며 노부부의 전 재산 8천만 원을 받아갔지만 그 후 행적을 감췄다. 또 둘째딸은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2006년 이후 노부모를 돌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딸들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안은 최씨 부부는 낯선 나라 캐나다에서 깡통을 주워 생활비를 마련하고 한인교회의 도움으로 쪽방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렇게 해외로 이민을 가면서 늙은 부모를 모시겠다는 말로 부모의 재산만 챙기고 연락을 끊어버리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많은 이들이 방송을 보며 경악했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크고 작은 노인학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집에 방치해 둔 채 돌보지 않아 몇 달 만에 시체로 발견되기도 하고, 돈 때문에 부모를 살해하거나 집에 불을 질러 범죄로 허위신고 하는 경우가 종종 언론을 통해 보도된다. 예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렸던 우리나라에서 영화 속 이야기로만 느껴졌던 가족범죄가 현실이 돼 버린 것이다. 돈 때문에 아들이 아버지를 찌르고, 딸이 낯선 땅에 부모를 버리고….


전문가들은 “자식을 믿어온 노인들에게는 신체적 학대보다 더 큰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최악의 노인 학대”라고 지적했다.


거기에 어른을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하지 못한다. 핵가족화 되면서 어른을 공경하는 예절문화가 사라져갔고,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면 어쩌다 한 번 만나는 손주들에게 공경심으로 바라기보다는 그저 응석받이로  받아주는 사회적 현실도 문제다.


먹고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이제는 가장 한 사람만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게 됐다. 월급 상승폭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지 이미 오래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418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9%에 달했다. 전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00년 7.2%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뒤 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를 향해 가고 있다.


특히 0∼14세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고령화지수는 지난해 51포인트로 50포인트를 처음 돌파한 뒤 지난해 55.1포인트로 재차 뛰었다. 전년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나이도 36.1세로 전년보다 0.7세 높아졌다.


노령인구가 늘고 있는데 반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직까지 노인 취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화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때 사오정 가장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사회는 젊은 층, 좀 더 젊은 층을 요구한 것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정정한대도 불구하고 주변인들의 눈이 무서워 무조건 부모의 경제활동을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1~2년 사이 노년층의 취업이 늘고 있지만 노년층 진입 속도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지난해 55세 이상 취업자수는 422만9000명.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6%로 전년보다 1% 상승했다. 전체 취업자수로는 18%를 차지했다. 그러나 65세 이상 인구를 15∼64세 인구로 나눈 노년부양비는 13.8%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이로 인한 노인 대상 범죄도 나날이 증가추세다. 가족에게 버림받거나 홀로 남겨져 외로운 노인들을 상대로 친절을 가장해 사기, 강도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반면 노인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은 전혀 준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학대의 가해자는 주로 아들, 며느리 등 주부양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의 고령화, 산업화, 핵가족화, 부양의식의 약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로 노인부양기능이 약화된 가정에 노인의 부양을 전담시키고 있는 실정 속에서 더 이상 노인의 부양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주부양자가 가해자가 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노인인구의 증가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의존성이 높은 노인이 증가하고 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 와병률, 치매 발병률 등이 높아지는 노인들의 부양을 부양기능이 약화된 가정만 아니라 가해자도 마찬가지로 노인학대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김혜미교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는 “산업화, 인구고령화,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부양 의무를 가족에게 전담시키는 것은 가해자를 양산해 내는 것”이라며, “노인학대를 사회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노인복지 증진 등 사회적 지지기반을 폭넓게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이러한 사회안전망 역할에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회 내 노인교육, 복지 확대는 물론 가정 내 어른공경에 대한 교육도 함께 진행되야 한다는 것이다.


박승희교수(성균관대 사회복지학)는 “노인들이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점을 노려 범죄가 쉽게 파고 든다”며, “노인들이 주체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시장 활용 능력을 키우고 자식 세대와의 상호 작용을 늘리는데 국가와 교회, 가족공동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기초단계에 있지만 이미 많은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노인 교육, 복지 프로그램을 앞다퉈 신설하고 있다. 노인들이 여가 시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배움의 교실을 신설하고 있다. 노인대학교실 등을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이 함께 배우며 서로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 대한YWCA 같은 단체들은 연령대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그에 맞는 교육을 사전에 실시하고, 교육에 그치지 않고 그에 맞는 일자리까지 알선해 주고 있다.


또한 교회 내에서 교회 학교 아이들과 장년층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또한 교회학교 내에서의 예절 교육이나 홀로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활동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현승미기자>


■ 대한민국 노인돌봄 프로젝트


교회와 정부가 하나돼 섬긴다

건양복지재단, 요양보호사교육원 설립


‘사랑의 찐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을 돌봐온 건양복지재단이 요양보호사교육원을 설립했다.

요양보호사란 요양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공인자격증 제도이다. 이는 교회가 자체적으로 노인들을 섬겨왔던 것에서 한 걸음 발전돼 부담은 덜되 좀 더 체계적으로 노인들을 섬길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교회가 지역 독거노인들을 위해 무료로 봉사해오던 부분들에 대해 정부로부터 급여를 지원받으며 체계적으로 봉사할 수 있다.

원장 곽광희목사는 요양보호사 제도가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판단, 최근 서울시 지정을 받아 서울 광희동에 교육원을 열었다.

오는 7월 1일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기 때문에 목회자나 사모 등 교회에서 요양보호사교육원 수료시 이를 전도에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곽광희목사는 “140~230시간의 교육을 거쳐 자격증을 받으면 노환이나 질병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고통 받는 65세 이상의 분들과 가족들에게 복음을 증거하고 사랑을 실천하기에 더할 수 없는 기회가 된다”며, “특별한 직업이 없는 분들이 요양보호사가 되면 4대 보험혜택과 일정 부분 소득도 보장된다는 점에서 교회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교육생을 배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1급 240시간, 경력자1급 140시간, 국가자격증소지자는 40시간을 수료하며 국가자격증이 수여돼, 노인 요양보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사랑의찐빵 이사장이기도 한 곽광희목사는 9년째 독거노인과 노숙자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퇴계로와 종묘공원, 탑골공원 등에서 찐빵을 만들어 나누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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