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 -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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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
  • 현승미
  • 승인 2008.05.1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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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부모 대신해서 교회가 역할분담해요”
▲ 최근 아동범죄의 증가로 부모들은 직장도 그만두고 아이들의 등하교길을 함께하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20세기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핵가족화와 경제의 위기는 가정해체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이혼율 2위라는 불명예를 얻어야만 했고, 그만큼 한부모 밑에서 홀로 자라거나 버려지는 아이들도 증가했다. 늙고 나이든 부모 역시 서로 떠넘기기 바쁘다. 정부에서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을 제정해 지키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의미가 퇴색돼 버린지 오래다. 각 교회나 단체들 역시 어린이 주일, 어버이 주일에 부부의 날까지 제정하고 성경적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려 하지만, 웬일인지 연일 가족해체설이 사회 곳곳에서 들끓고 있다. 이에 아동부터 노인까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처한 문제점을 진단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집 안팎에서 아동 5명 중 2명이 학대 노출

부모·학교·교회가 하나돼 아동범죄 예방


지난 12월 25일. 경기도 안양에서 초등학생 어린이 2명이 실종됐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9살 혜진이와 예슬이가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다. 유괴범은 잡혔지만, 아이들은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 유괴미수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일련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로 인해 범죄자를 풀어주거나 방치한 혐의가 포착됐다. 더 놀라운 것은 유괴범이 한 동네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당사자 가족들은 물론 많은 이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언제든 내 아이들이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 날로 증가되는 아동범죄


부모들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직접 아이들과 등하교 길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부모들은 공동체를 형성해 순번을 정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영화에서나 볼법한 전문 경호원을 고용했다.

그러나 집 안에 있는 아이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재혼한 남편의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이모씨가 고발됐다. 7살 난 아이의 등에 쇠젓가락을 달궈 지지기도 했고, 세탁기에 밀어 넣고 물을 채운 채 돌렸다.


2000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표본조사로 실시한 ‘한국의 아동학실태조사 연구`에 의하면 한국의 아동학대발생률은 43.7%로 아동 5명당 2명이 학대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정 내에서 폭력이 80%이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이 조사에 의하면 신체학대 발생율은 23.55%로 나타났다. 아동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신체 학대인 상해 및 폭행 발생율이 전체 9.6%나 조사됐다.


학대자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알콜중독과 성격이상, 부부불화 등이 학대를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재혼한 가정에서 양부모에 의한 상습적 학대로 인한 사고사건은 종종 언론매체를 통해 빈번히 알려져 왔다.


뿐만 아니다. 정서학대와 방임은 19.0%와 20.2%로 확인됐다. 신체학대뿐 아니라 정서학대와 방임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 한 관계자는 “이혼률이 증가하면서 아동학대 사례도 늘고 있어 가정의 회복이 시급하다”며, “신체학대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성 학대는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어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조기에 발견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 가족이 함께 시간보내기


특히 아동에 대한 성학대의 경우 아동에게 가장 심각한 심리적 손상 및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아동학대가 얼마나 심각하게 만연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직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아이들은 부모와 어른들의 지속적인 보호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미 핵가족화 된 상태에서 이혼가정, 맞벌이 가정 등의 아이들은 돌봄은 커녕 집 안팎에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YWCA는 매달 6일 육아데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여성가족부의 육아데이 캠페인에 동참해왔는데,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정시 퇴근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자는 캠페인이다. 이를 위해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권하고 있다.


또한 이제는 이러한 보호자 역할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경기도 안산에 있는 영광교회(정덕훈목사)는 어린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아동범죄예방순찰대’를 만들었다.


순찰대는 영광교회 교인들을 비롯해 안산 단원구 일대의 각 학교 학부모회와 부녀회 회원 등 60여명으로 구성됐다.


# 아이들 보호에서 교육까지


교회에서는 5천여 만원을 들여 순찰차량 2대도 구입했다. 아동범죄예방순찰대는 순번을 정해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학교 주변을 비롯해 어린이 놀이터와 공원주변 일대를 순찰한다.


순찰활동을 시작한 지난달 14일에는 9개의 초등학교 앞에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홍보물 9천여 장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줬다.


이와관련 정덕훈목사는 “교회는 단순히 교인들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섬기며 지역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교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때까지 아동범죄 예방순찰대의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난곡 지역에는 결손가정 어린이를 비롯해 방과 후 케어가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 ‘물댄동산’이 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재학생들이 뜻을 모아 2년 전 설립된 이 곳은 공장으로 쓰던 곳을 빌려 80여 평 규모의 공부방을 만들어 ‘물댄동산 난곡지역 아동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가정 형편상 학원에 갈 수 없고, 집에 돌아가도 돌봐줄 이들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신앙적 기초 아래 다양한 학업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운동은 낙현교회 관천교회 신애제일교회 등 지역교회로 확산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에는 물댄동산네트워크의 주관으로 전남 고흥군 거금도 오천장로교회(김원영목사)에 물댄동산 거금도지역아동센터를 세웠다.


김원영목사는 “거금도 주민 대부분이 해산물 채취나 양식업 등으로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부모님들을 대신해 교회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군의 정식인가를 받은 전문교사가 국어, 수학, 영어, 독서, 컴퓨터까지 다방면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보호차원이 아니라 아이들을 미래의 신앙인재로 길러내는 역할을 교회가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물댄동산은 한 지역에서 시작돼 지방의 낙후된 산간 오지까지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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