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면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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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면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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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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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재목사<우리들교회>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예비 경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탄한 배경을 갖춘 힐러리 클린턴에 맞서 버락 오바마의 선전이 펼쳐지면서, 힐러리의 정치적 야심이 개인적 어려움을 바탕으로 비전과 영감을 내세운 오바마에게 밀리고 있다고 분석한 칼럼을 읽었다. ‘자신을 움직이는 것은 야심이지만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라는 것이다.

야심과 투지로 성공의 면류관을 얻어도 그것으로는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없다. 우리가 얻은 면류관이 생명의 면류관이 되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생명을 전하려는 진심이 필요하다.

고 3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목숨 건 심정으로 공부를 했다. 시간이 아까워서 학교 근처 독서실에서 등하교를 했는데, 환기가 안 되는 독서실에서 밤을 지새우니 일 년 내내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학비가 비싼 사립대학은 갈 수 없고 어떻게든 국립대학에 가려니 죽을 힘을 다해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는 것, 쉬는 것, 노는 것을 참아가면서 대학 합격의 면류관을 얻었지만, 대학에 가서도 장학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참을 것이 많았다. 미팅이나 데이트는 꿈도 못 꾸고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열심히 뛰어다녔다. 주말에도 성가대 반주, 예배 반주로 쉴 틈이 없었다. 다른 친구들이 누리는 즐거움과 안락함을 다 포기하고 분초를 아껴가며 참고 버텼다. 그리고 그 결과로 부잣집 며느리라는 결혼의 면류관, 예고 강사라는 성공의 면류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포기하고 참은 것이 많아도 대학합격의 면류관, 성공의 면류관으로는 나도 다른 사람도 살릴 수 없었다. 살리기는커녕 외적으로는 착한 아내, 착한 며느리 노릇을 하고 있는데도 위장병과 편두통으로 내 자신이 병들어갔다. 겉으로 참은 것이 많아도 속으로는 자존심을 바짝 세우고 있으니 속병이 든 것이다. 

참고 견딜 일이 있어야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 결혼의 고난을 통해 하나님은 내가 교만하다는 것, 나에게 선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그런 내 자신을 회개하며 주님을 만나고 나니 드디어 숨통이 트였다.

두려움으로 맹종하던 시어머니, 남편과의 관계도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자유해졌다. 환경이 달라지지 않고 외출이 자유롭지 못해도 집에서, 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말씀을 나누고 전하며 생명을 전염시키는 실력이 생겼다. 그 때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면서 다른 사람을 살리는 기쁨이 없었다면 자살이나 이혼밖에는 길이 없었을 것이다.

내 야망을 위해 면류관을 잘못 썼어도 하나님은 시험을 통해 내 죄를 깨닫게 하시고 생명의 면류관으로 바꿔 주셨다.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것은 사람이 나눌 수 없다’고 하신 말씀대로 결혼의 면류관을 잘 쓰고 있었더니, 가시 면류관처럼 아프기만 했던 결혼의 면류관이 나와 내 가족을 살리는 생명의 면류관으로 바뀌게 하셨다.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도다 이것에 옳다 인정하심을 받은 후에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임이니라’(약1:12)

시험이 없는 인생은 없다. 하나님께서 ‘복이 있도다’ 하시는 인생은 시험이 ‘없는’ 자가 아니라 시험을 ‘참는’ 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여기에 쓰인 ‘복’의 원어가 ‘마카리오스’, 산상수훈에서 말씀하신 ‘팔복’과 같은 단어라는 것이다. 시험을 참되 내 야망을 이루려는 기복(祈福)으로 이를 악물고 참아서는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수 없다. 가난하고, 애통하고, 온유하고, 의를 위해 핍박받는 팔복을 위해 참을 때 하나님께 옳다 인정하심을 받는 참음으로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수 있다. 잠시 있다가 시들어질 승리의 월계관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하고 그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은혜를 천대까지 베푸시는’(출 20:6) 영원한 생명의 면류관을 씌워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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