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세습, 부정적으로만 볼 일 아니다
상태바
목회세습, 부정적으로만 볼 일 아니다
  • 운영자
  • 승인 2007.08.03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엽목사 본지에 특별기고

이영엽목사<기독교정화운동 대표>


목회세습 문제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심지어 ‘한국교회 재앙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다 한국교회의 장래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고 교회의 건전성을 위한 것이라면 분명하게 생각 해 보아야 하고 숙고해 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목회세습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목회세습이란 말 자체가 적당한 언어적 규정이 아니다. 세습이란 말 자체가 명예, 지위, 재산, 특권 따위를 대대로 물려받는 것인데 목회자에게는 그런 것들이 없다. 명예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명예는 본인의 공로에 의해서 얻는 작위나 귀족칭호 같은 그런 특권적 명예가 아니다. 다만 교계에서 덕을 쌓아 올린 교계의 존경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적 명예를 물려받을 수 있는가? 이는 불가능하다. 자신의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부모가 명예를 가졌다 해도 자식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며 오히려 부모의 명예를 더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부모가 교단의 총회장이 되었었다 해서 자식이 총회장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총회장 선출에 있어서 부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지위, 재산, 특권도 마찬가지다. 목사가 무슨 특권을 갖고 있단 말인가? 개 교회에서 특권 비슷한 힘이 있다면 그것은 목회에서 쌓아 올린 덕 때문이다. 요즘 교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각계각층의 전문가, 지식인들이 섞여있고 분별력이 뛰어난 분들이 교회 안에 수없이 많다.


또 그런 분들은 교회에서 중직에 선출되어 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다. 목회세습을 묵인하고 복종하는 교인들을 계몽시켜야 한다고 단언하는 것은 교인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된다. 교인들은 자기 교회를 사랑한다. 어떻게든 교회가 부흥되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구원을 얻으며 복을 받는 것을 원하고 있다.


목회자는 교회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가? 교회의 재산이 막강해서 이를 물려받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경제논리일 따름이다. 교회는 이익결사(Gesellshaft)가 아니고 공익결사(Gemeishaft)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만일 교회가 이익결사라면 그 메인멤버들은 이익창출에 대한 커다란 이익배분도 가능하다. 최근 언론에 게재된 것을 보면, 대기업의 이사급의 연봉이 81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교회는 아무리 교회가 커도, 목회자에게 생활비로 좀 넉넉하게 준다해도 억대가 넘지 않는다. 다소 높게 책정한다 해도 목회활동에 대한 교회의 배려이지 이익분배의 차원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재산은 목회자의 사유재산일 수 없고 법원 판결이 예시(例示)하듯 교인의 총유이지 목회자 개인의 것이 아니다. 만일 목회자가 막대한 재산을 은익하거나 사유화 했다면 이는 사법적 문제이지 교회질서에서의 관례가 아니다.


만일 목회자의 자식이 목회를 계승 담당한다 해도 그것은 그 직책(목회봉사)의 계승이지 세습이라고 할 수 없다. 만일 목회자의 자식이 목회를 물려받는 다면 이는 교회의 민주절차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곧 교회의 의중이다. 또한 자식이 부모의 능력만큼 감당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실망하게 될 것이며 곧 교회는 위축될 것이다. 교회의 공론이 이를 허락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이 부모보다 유능 할 수도 있다. 이는 교회의 교인들이 결정 할 일이지 교회 밖의 비담당자가 왈가왈부 할 일이 아니다. 이것이 교회에 대한 공론의 예우일 것이다. 목회자의 자식이 월등하게 능력이 뛰어 나는데도 단순이 목회자의 자식이기 때문에 계승이 불가능 하다면 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현대는 중세의 암흑시대가 아니다. 교회를 담당해 보지 않고 현대교회의 생리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대교회나 중소교회의 결정들을 무지한 판단이나 무식으로 간주 할 수도 있다. 교회의 운영상의 질서를 하나님의 섭리에 맡긴다면 하나님의 섭리와 자연적인 발전절차에 의해서 해결 될 것이다. 유능한 목회자의 유능한 자식의 계승을 지나치게 염려하여 재앙론까지 나온다는 것은 좀 성급한 판단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