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사랑' 과제로 남기고 떠난 강원용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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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사랑' 과제로 남기고 떠난 강원용목사
  • 이현주
  • 승인 2006.08.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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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동교회서 장례예배, 한명숙총리 김수환추기경 등 마지막길 애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피조물은 죽음에서 해방됐습니다. 우리는 이미 생명의 나라로 옮겨 갔기 때문입니다. 참 생명이 지배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시다.”


21일 경동교회에서 진행된 장례예배에는 땅에서의 인생을 마감하고 하나님의 곁으로 떠난 진보신앙의 거장 강원용목사의 마지막 육성이 울려 퍼졌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보기 위해 모여든 수백 명의 참석자들은 더 이상 그와 대화할 수 없음을 슬퍼했다.


‘대화와 사랑’, ‘평화와 구원’을 설파했던 강원용 목사는 이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못 다 이룬 꿈을 떠넘겼다. 그리고 그를 따랐던 제자와 성도들은 낮은 자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갈등의 실타래를 대화로 풀어 나갈 것을 눈물로 약속했다.

경동교회 박종화목사는 강원용목사가 즐겨 말했던 ‘사랑의 끈’에 대해 이야기하며 “십자가 안에서 죽었지만 그리스도와 다시 부활하실 것”이라는 강한 믿음으로 성도를 위로했다.


“목사님이 가신 십자가와 부활 사이에 머무시기 바랍니다. 강원용 목사님이 죽음을 통해 남긴 메시지를 되새겨 봅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시며 그분의 사랑도 영원하십니다.”


종교 갈등을 풀어 나가기 위해 강목사와 많은 대화를 나눴던 가톨릭 김수환 추기경도 고인을 그리워하며 양극화의 시대, 용서와 화해로 하나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이에게 마음을 열고 생을 살아온 사람이며 소외된 이웃, 보잘것없는 주의 형제를 위해 마음을 다하여 사랑한 사람이 이제 하나님의 얼굴을 먼저 보게 됐다”고 강목사에 대해 회고한 김추기경은 “대한민국이 뿌리채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대화하고 사랑하게 하며, 벽을 넘어 하나되는 것이 나라를 구하고 우리 자신을 구하는 것임을 알도록 하늘에서 기도해달라”고 조사를 전했다.

한국교회 진보신앙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 강원용목사. 세계교회에 한국교회를 알리고, 연합운동에 앞장섰으며 종교간 대화를 통해 갈등을 넘어서고자 했던 그는 교회와 사회에 많은 자취를 남겼다. 특히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아카데미운동을 주도하고 인간화, 민주화를 외치며 소외된 이웃들의 곁에 서 있었던 그는 1972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고, 니와노평화상과 만해평화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활동을 인정받았다.


고 강원용목사는 49년 목사안수 이후 지난 86년까지 경동교회 목사로 시무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1964,1980)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1966), 아시아교회협의회 회장(1973), 크리스찬 아카데미 원장(1965-1995),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공동의장 등을 역임했다.

장례예배에는 아카데미 시절 제자였던 한명숙 국무총리가 직접 참석했으며 열린우리당 정대철의원과 선린회 신낙균회장, 기장 총회장 박원근목사, 통합 증경총회장 김순권목사 등이 참석했다.


고 강원용목사는 21일 오후 남한강 공원묘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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