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1세기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신앙과 정치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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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1세기한국사회와 교회를 말한다-신앙과 정치의 결합
  • 윤영호
  • 승인 2006.08.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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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예언적 정치운동' 그 사례들 (상)
▲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 폐지에 공헌한 성공회 투투주교(좌)와 몽골의 자치독립을 주도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우).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하나님의 승리하심을 증거하는 세계역사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 인류는 근대화와 민주화, 엄청난 과학문명의 진보 속에서 마치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삶의 환경을 구가했지만 지구촌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결과들은 ‘심오해지고 있는 종교성’임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미국 복음주의운동을 전달하고 있는 ‘퓨 포럼’(The Pew Forum on Religion and Public Life)은 전문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21세기의 종교성 심화현상을 ‘하나님의 승리하심’이라는 단어로 압축 설명해왔다. 지난달 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행한 발표회 내용을 보도한 미주크리스찬신문을 인용, ▲하나님 승리하심의 구체적 증거들 ▲하나님 승리하심의 역사적 배경으로 나누어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


지난 20세기에는 최첨단 과학문명이 시대를 주도하는 21세에는 인류 가운데 종교적인 속성이 완전히 소멸되어 합리적 근대화가 시대를 이끌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오직 이성에 의한 세속주의가 인류를 인도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지난 196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4월호 커버스토리에서 ‘사신신학’을 소개했다. 세속주의가 세계의 정치계를 진두지휘하던 그 시대에 “하나님은 죽었는가?”라는 질문은 당시 지성인들과 엘리트에게 있어서 “근대화로 인하여 결국은 종교성이 소멸될 것”이라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식수준의 질문이었다. 하지만 21세기를 맞은 현재 과연 하나님은 여전히 죽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종교성이 물질문명을 주도    

‘퓨 포럼’(The Pew Forum on Religion and Public Life)은 보수적 미국 복음주의운동을 소개하는 곳으로, 이들은 하버드대전략연구소와 공동으로 과학문명과 민주화를 주도하는 21세기를 ‘하나님이 승리하시는 시대’로 해석하며 지난 반세기의 역사적 사건들을 구속의 섭리가 진척되는 기간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성에 의한 세속주의적 사신신학의  미래전망을 완전히  부인하며 “하나님은 여전히 자신의 사역을 수향하고 계신다”고 결론짓고 있다.

퓨 포럼 전문연구원인 샤(Timothy Samuel Shah)와 하버드대전략연구소 부소장 토프트(Monica Toft)가 공동으로 연구발표한 이 내용은 달라스모닝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미국지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같은 점진적인 관심 때문에 퓨포럼측은 워싱턴DC에서 공개심포지엄을 주관하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다시 한 번 증거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이 연구한 21세기의 종교성 강화현상은 “미래는 이성에 의한 합리성이 주도하는 근대화가 주도하는 시대”라는 20세기의 진단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도화된 물질문명이 인간의 종교성을 상실시킬 것이란 우려는 단지 기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제기한 ‘하나님의 승리하심’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증가하는 세속주의와 각종 이데올로기에 성공적으로 대항하고 있는 경향을 지칭하고, 두 번째는 종교의 부흥이 개인의 신앙영역을 넘어 정치영역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 경향을 지칭하고 있다. ‘하나님의 승리하심’은 이렇게 각종 세속주의에 맞서면서 개인신앙을 초월하여 국가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신신학’이 제기된 1900년대 중반 이후 이루어진 세계도처의 사건들을 ‘하나님의 승리하심’이란 관점에서 해석하며 “고도의 과학문명이 인간의 영성을 짓누를 것”이란 우려에 대해 “걱정할 것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단, 21세기에 번영될 것으로 주장한 ‘인류의 종교성’은 기독교만이 아니라 숱한 종교들의 발흥과 부흥을 의미하고 있음을 전제해 둔다.


예언적 정치운동으로 발전한 기독교신앙  

이들이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북미와 남미, 사하라사막 이하의 아프리카, 북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그리고 심지어는 유럽과 러시아에서 조차 종교는 중요한 의미로 수용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나타나는 종교관련 영향력은 세계역사 가운데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종교성을 상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이슬람이 종교의 영역을 넓혀 정치라는 공적인 영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기독교복음주의자들이 미친 영향력은 너무나도 강력했다. 중동이나 북미대륙에서 정치판도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는 것이 우연이겠는가가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기한 핵심질문이다.

하지만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이같은 논쟁은 불가능했다. 무신론으로 무장한 공산주의가 소련을 장악하면서 주변국가들이 이에 예속됐는가 하면 중국 공산당 강화와 아프리카 일부지역의 소련예속과 세계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반종교적 성향들이 점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건데 그같은 당시의 추세는 장구한 세계역사 가운데서는 매우 짧은 기록만을 남긴 것으로 그쳤다. 무신론의 공산주의는 20년을 힘겹게 버텼고 이런 ‘인본적 유토피아’는 종말을 고하기 시작했다.

범아랍주의를 표방하며 아랍권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은 1967년 벌어진 이스라엘과 한바탕 전쟁을 통해 집권을 포기해야 했다. 이란의 경우는 우리의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다. 1970년대 시행됐던 서구지향식 세속주의를 받아들이 샤 왕조가 1979년 호메이니가 이끈 이란혁명으로 막을 내림과 동시에 이슬람율법에 따른 신정정치가 펼쳐진 것이다.

아울러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에서 실행됐던 세속정책들은 70년대를 지나면서 종교적인 형태를 띠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같은 종교성의 현상들이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종교와 정치결합의 새 시도들  

이제는 종교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를 살펴보자. 우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공식 정책으로 적용됐던 ‘인종차별 정책’(흑인/백인 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이 철폐된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불과 1%의 백인들이 99%의 흑인들을 정책적으로 억압했다는 것은 고도의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가혹한 법을 철폐하는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종교라는 점이다. 성공회 투투 대주교는 이 가혹한 법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저주하면서 만인구원의 성경적 원리를 정치영역에 세우는데 성공했다.

최근의 사례 중 우려할 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일본에서 나타나는 보수권 정치지도자의 신사참배는 정치와 종교의 강한 결속력을 통한 새로운 정치혁신을 가미하는 대표적 시도로 꼽힌다.

또한 유럽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터키의 유럽연합(EU)회원 영입문제에서도 그렇다. 전통적으로 기독교가 강세인 유럽연합에 종교를 달리하는 터키의 편입은 여러 가지로 논쟁거리를 야기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에서 최근 증가하는 교회출석률에 대한 해석이다. 이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캐나다 하퍼 수상의 거침없는 기독교신앙 공개가 교회출석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퓨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은 아니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강화되는 개신교 보수권의 영향력 확대 역시 전 세계적인 종교성 증가라는 높은  파장의 한 축으로서 진행되는 현상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가 기독교인인 우리들의 과제인 것이다.

분명한 것은 고도의 물질문명 가운데서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의 수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들은 교회라는 종교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꾸준히 대변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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