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기본 틀 속에서 다양성 속의 일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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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기본 틀 속에서 다양성 속의 일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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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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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대북지원 문제점은 없는가?

 

김영한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현재 한반도의 상황은 아무 성과 없이 정체된 6자회담과 정체된 북핵국면,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가면서 미궁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대북관계와 대미관계에 있어서 좌파와 우파 간의 이념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경계해야하는 것은 수구적 보수와 폐쇄적 진보의 대립이다.

수구적 보수는 가진 자와 기존 체제의 기득권의 보존과 유지를 위하여 새로운 비판세력을 적대세력으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이다. 이에 반해서 폐쇄적 진보는 가진 자와 기존체제의 권력과 재산을 부정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미명아래 사회의 틀을 깨뜨리려는 사고방식들이다.

이제 일인당 국민소득 1만5천불이 넘어선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러한 냉전체제의 이데올로기 갈등을 청산하고 좌파와 우파의 서로 열린 공존과 대화를 인정해야 한다.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유경쟁을 강조하는 우파이념은 반드시 상호 대립적이고 모순적이고 상호 적대적일 수 없다.

기독교복음은 좌파 이념도 아니고 우파 이념도 아니다. 복음은 이념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데올로기를 초극한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복음의 입장에 서서 북한 정권에 대해서도 저들이 인도주의적 시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외부에서 지원되는 물품들의 상당부분이 군대용으로 전용되거나 아니면 장마당으로 빼돌려져 군인, 당간부, 보위부원 등 북한 체재의 기득권층이 치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한다. 쌀도 그렇고 의약품도 마찬가지며, 원유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2006년 5월에는 태국이 북한으로부터 500만 달러치의 비료를 수입한 것으로 되어 있어 북한이 남한에서 원조 받은 비료를 태국으로 수출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주민들에게 구호품 보내는 것은 그칠 수 없다. 나눔 운동을 통해서 저들의 결핍에 우리의 물자를 보내면서 남한사람의 동포애를 보내는 것은 통일을 앞당기는 것이며 남북한사람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일에 공헌하게 되는 것이다.

리비아의 길이 북한이 지금까지 요구해온 길이다. 미-북 관계를 정상화하고 자신의 최우선과제인 체제보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다. 한국교회와 정부는 북한의 핵문제, 위폐사건으로 교착된 북-미문제에 ‘한국식 독자해법’을 추진한답시고 이미 실패로 끝난 ‘북한모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도록 부추기지 말고 리비아 모델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길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가장 바람직한 길이다.

미국도 평화협정을 바라는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핵을 포기하도록 하고 국제사회에 나오도록 체제변화를 유도하도록 하는 유연한 대북접근이 요구된다. 눈치만 보고 퍼주기만 하는 맹목적 햇볕정책이 아니라 인권에 기초한 사려 깊은 햇볕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궁극적인 평화와 화해를 위한 긴장과 대결의 자세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고차원적인 외교적 노련미와 전략이 요청된다.

대북정책과 남북나눔운동에 있어서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자유민주주의라는 기본적인 틀 아래서 행동하면서 서로의 방법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틀을 깨뜨려서는 안된다. 이 틀 안에서 보수는 열려야하며 진보는 합리성을 추구해야 한다.

보수가 닫힐 때 수구주의가 되고, 진보가 합리성을 잃을 때 극단주의가 된다. 국가는 열림과 합리성의 지혜를 갖고 보수와 진보 논쟁이 우리 사회를 다양성 있게 건강하게 키워나가도록 장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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