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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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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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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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목사<기장선교교육원장>

계절의 여왕이라 이름 하는 오월이 열렸다.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산과 들은 온통 푸른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지 오래다. 푸름은 생명을 깨우는 색깔이다, 아니 생명자체이다. 오월이 더욱 푸른 것은 오월이 가정의 달이기 때문이다.

오월의 한 가운데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어 새삼 가정을 중심으로 하는 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의 주인공은 무엇보다도 우리의 어린이들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거쳐온 지난 어린 시절은 동심을 펼치고 어린이다운 삶을 보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가난과 고난으로 점철된 시간들이었다.

금년에 출간 60주년을 맞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8000만부나 팔리면서 세계인들의 각광을 받는 것은 사람들의 상실한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역으로 반증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셍텍쥐페리’가 생전에 그의 수첩에 기록한 메모가 발견되었다.

“우리는 어린 나이에 신(神)에게서 생겨 났기 때문에, 일생동안 외로운 아이들로 살면서 서로 치고 받아야 한다”. 영국계 ‘앤 머로 리드버그’의 “어른과 아이”라는 수상도 같은 맥락에서 쓰여진 글이다. 그는 동심을 상실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이 전쟁터로 화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아침마다 우리는 가면 쓰고 갑옷 입고 세상이라는 전쟁터로 나갑니다. 내 안의 순수한 마음, 남을 믿는 마음,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을 억누르고 무관심과 무감각의 갑옷으로 단단히 무장한 다음, 삶이라는 커다란 용과 싸우러 갑니다… 그래서 가면 없이 솔직하고 기쁨으로 노래하고 사랑하기를 좋아하는 내 안의 아이는 참 살기 힙듭니다.”

필자는 예루살렘 성지순례 기간 중 예수께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걸으셨던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며 주님께서 그를 따르는 여인들을 향해서 말씀 하셨던 성경을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섬광처럼 번뜩이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것은 “예수님의 하나님나라 사역의 중심은 여성과 어린이었구나!”라는 깨달음이었다. 왜 그랬을까? 를 생각하는 가운데 “만일 여성과 어린이가 이 세상에서 존중을 받고 사랑을 받으면, 이 세상은 아름다워질 수밖에 없읕 테니까”라는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가시는 마지막 십자가 길에 그의 가장 절실한 사랑을 받았던 여성과 어린이가 동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예루살렘의 딸들이 제 일차적으로 관심가져야 할 일은 예수를 위해서 울 것이 아니라 그가 가장 사랑하고 관심했던 그들 자신과 어린이들을 위해서 우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어린아이들이 그에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라고 경고하셨다. 이를 통해 그가 선포하는 하나님나라의 중심에 어린아이들이 서 있음을 지시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막10,15)

복음의 전승자들인 우리들이 무엇을 위해 분투해야 하는 가는 너무나 자명하다. 여성과 어린이들이 참으로 존중받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시는 그들이 고통을 받고 차별을 받는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약하고 연약한 사람들이 주역이 되는 새 복음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번 푸르고 싱그러운 오월이 그동안 제대로 존중받지 못했던 연약한 여성과 어린이들이 존중받고 사랑받아 가정이 회복되는 참된 가정의 달 원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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